심상치 않은 신규 확진자 증가세...수도권 감염겸로 불분명 비율 높아
추석 인구대이동으로 전국 확산 가능성

[라포르시안] 최근 들어 두 자릿수로 감소하며 유행세가 꺾이는 것처럼 보이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30%에 육박하는 수도권 지역 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 비율이 대규모 유행의 방아쇠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연휴에 대비해 특단의 방역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수도권에 잠재된 '조용한 전파자'로 인해 전국적인 재확산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10명이, 해외유입 사례는 15명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수가 2만3,34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지역별 신규 확진자를 보면 서울 39명, 인천 10명, 경기 43명 등으로 수도권에서만 92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부산 7명, 대구 1명, 대전 1명, 강원 2며으 충북 1명, 충남 1명 등이다.

어제 하루 동안 신규 격리해제자는 182명이고, 현재 2,116명이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126명이며, 사망자는 5명이 추가로 발생해 누적 사망자수가 393명(치명률 1.68%)으로 늘었다.

무엇보다 주중에서 수요일과 목요일 집계를 통해 전주와 비교해 확진자 증감 추이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제(23일)와 오늘(24일) 이틀간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를 기록한 점은 산발적인 집단감염과 잠복감염에 의한 조용한 전파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이달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1674명 중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446명으로, 26.6%에 달했다. 지난 19일에는 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 비율이 28.1%에 달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서울과 경기도 신규 확진자 중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3일 0시 기준으로 경기도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 30명 가운데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11명으로 36.7%에 달했다. 서울에서도 23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40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불분명 확진자가 17명(42.5%)에 달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국내 발생 확진자 중에서 감염경로 불명 비율은 9월 6~12일 28.9%, 9월 13~19일 31.3%로 증가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미 수도권 지역에 무증상·잠복감염이 상당수 확산돼 있으며, 추석연휴 기간 중 대규모 인구이동으로 방역망 통제선을 벗어난 '조용한 전파'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09년 발생한 신종인플루인자 대유행 당시에도 10월 초(2~4일)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신종플루 환자가 급증했다. 그해 10월 말에는 하루 평균 9,000명에 육박하는 감염 환자 발생을 기록하면서 결국 국가전염병 재난 단계를 최고인 `심각`(Red)으로 상향 조정하고 대응에 나선 바 있다. 그나마 신종플루는 효과적인 치료제라도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예방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유행 급증세는 꺾였지만 수도권에 지역사회 잠복감염이 상당수 퍼진 상태이고, 추석 연휴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추석연휴와 한글날이 포함된 2주간은 우리가 다시 1단계 생활방역체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가을철 재유행의 힘든 시간을 겪어야 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28일부터 추석연휴 이후인 10월 11일까지 추석특별방역기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추석특별방역기간 거리두기 강화방안은 관계부처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곧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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