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교수
이은주 교수

[라포르시안]  ‘융모암(choriocarcinoma)’은 자궁이나 고환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국내 한 대학병원이 희귀난치성 '원발성 폐 융모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한 사례를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이한준)은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와 김지혜 전공의가 최근 ‘원발성 폐 융모막 암종’을 항암화학요법으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 보고 논문을 국제암학술지 ‘캔서 인베스티게이션(Cancer Investigation)'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은주 교수팀의 사례 논문에 소개된 40대 여성 A씨는 발열 및 호흡곤란과 가슴통증으로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폐렴으로 진단돼 2주간 항생제 치료를 실시했다. 그러나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아 중앙대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은 결과 '원발성 폐 융모암(PPC)' 진단을 받았다. 

융모암은 자궁이나 고환 이외의 다른 부위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매우 드물게 폐에만 존재한다. 현재까지 원발성 폐 융모암으로 진단돼 보고된 사례는 65례에 불과하며, 진단에 필요한 전형적인 병의 모습이나 표준 치료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객혈 등의 비특이적 증상으로 폐렴이나 결핵 등 다른 병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진단이 늦어져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망 후 부검 과정에서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도 많았다.
    
A씨는 중앙대병원에서 흉부CT검사 상 처음에는 전이성 폐암이나 결핵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혈액검사나 결핵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이은주 교수팀은 다학제 진료를 통해 CT 영상을 보면서 조직검사를 하는 ‘CT유도 폐 조직검사’를 시행해 생식기암으로 알려진 ‘융모암’을 확인했다. 

융모암 종양표지자검사인 B-HCG((Beta-Human Chorionic Gonadotropin, 융모성성선자극호르몬)를 측정한 결과에서도 60만 수치로 크게 상승해 원발성 폐 융모암(PPC)으로 최종 진단했다. 

이 교수팀은 이 환자를 대상으로 복합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시행해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이끌어 냈다. 이 환자는 치료 후에도 별다른 부작용 없이 퇴원해 3년이 지난 지금도 재발하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이은주 교수는 “원발성 폐 융모암의 65증례를 살펴보면 환자 20%에서는 융모암일 거라는 생각을 못해 진단받지 못한 상태에서 빠르게 진행돼 결국 치료도 못하고 부검을 통한 조직검사로 진단됐다”며 “나머지 약 80%는 폐암으로 오진해 수술적 치료가 시행되었고,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서 융모암으로 진단받았으나 53.8%만이 치료가 되었고, 46.2%는 치료에 실패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교수와 김지혜 전공의 연구팀은 원발성 폐 융모암 환자 증례 논문을 SCI급 국제암학술지 ‘캔서 인베스티게이션(Cancer Investigation)' 최신호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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