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 생산공장에서 부주의로 발생한 브루셀라병 집단감염으로 3,0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란저우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 11월28일 중국농업과학원 산하 란저우 수의연구소에서 브루셀라병 집단감염이 확인된 후 이달 14일까지 란저우 주민 2만1,847명을 검사한 결과 3,245명이 브루셀라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 집단감염 사고는 중무(中牧) 란저우생물제약공장이 작년 7~8월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을 생산하면서 사용기한이 지난 소독제를 사용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생산·발효시설에서 나온 폐기물이 제대로 살균되지 않았고, 브루셀라균이 포함된 폐기물이 에어로졸 형태로 외부로 퍼지면서 집다감염을 초래했다.

브루셀라병은 '브루셀라균'에 감염된 동물로부터 사람이 감염돼 발생하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브루셀라병은 동물을 다루는 특정 직업인에게 주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2000년 8월 감염병 예방법에 의해 3군 전염병(2020년 1월 법정감염병 분류체계 개편 이후 3급 감염병)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소 브루셀라증은 제2종 가축 전염병으로 관리하고 있다.

<2009~2018년 성별 브루셀라병 환자 발생 현황> 표 출처: 질병관리청 발간 '건강과 질병' 제12권 제41호
<2009~2018년 성별 브루셀라병 환자 발생 현황> 표 출처: 질병관리청 발간 '건강과 질병' 제12권 제41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신고된 브루셀라병 환자는 135명으로 집계됐다. 2009~2010년에는 연간 20~30명 정도 발생했으나 2014년 이후 10명 이내로 감소했다. 브루셀라병 발생자 가운데 64.%는 고위험군으로 알려진 축산업 등 동물관련 직업군이었다.

브루셀라병의 사람 감염은 경구, 흡입, 결막이나 상처가 난 피부를 통해서 이뤄지는 경피 감염과 식품 매개(유제품) 감염이 있다. 외국에서는 저온 살균하지 않은 우유나 생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등이 가장 흔한 감염 경로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감염된 소로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분비되는 브루셀라균이 상처가 난 피부, 결막, 흡인 등을 통해 사람에게 옮겨져 브루셀라병 감염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이 브루셀라균에 감염되면 발열, 오한, 식욕 부진, 두통,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나고, 급성 혹은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서서히 발생하기도 한다. 간비종대나 다른 장기에 화농성 병변을 형성해 심한 피로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브루셀라병 치료에는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한다. 보통 한 종류의 항생제만으로는 치료에 실패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6주 이상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브루셀라병의 동물 예방 백신은 개발됐지만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백신은 현재 없는 상태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살균되지 않은 우유나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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