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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64시간 근무·월평균 16일 당직대기...흉부외과 의사 절반 "번 아웃 상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근무실태 조사 결과..."근무 피로도 임계점 넘어선 상황"

[라포르시안] “주간 63.5시간 근무, 월간 16일 당직대기, 과반이 넘는 번 아웃 상태"

현재 국내 흉부심장혈관외과(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한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이상장 김웅한, 회장 김진국)는 2019년 11월 18일부터 12월 1일까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흉부외과 전문의 근무현황과 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방식으로 이뤄졌고, 현직에 있는 총 385명의 흉부외과 전문의가 참여했다. 조사 대상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 비율이 98.2%, 연령별로는 40~50대가 70.6%를 차지했다. 근무 병원 유형별로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근무자가 전체의 84.9%를 차지했고, 의원 급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개원의사는 10.6%였다. 

조사 결과를 보면 흉부외과 전문의 근무 시간, 근무 조건 등 제반 사항과 업무 강도 등 위기상황이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의 흉부외과 기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상태였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흉부외과 전문의 응답자 가운데 소속 병원에 전공의가 1명이거나 없다고 답한 비율이 61.1%에 달했다. 전공별로는 폐 식도를 수술하는 일반 흉부파트가 50.5%, 성인심장파트가 35.8% 혈관파트는 16.2%, 소아심장 파트는 7.3%, 외상이나 응급을 담당하는 전문의는 7.3%였다..

이번 조사에서 상급 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327명의 전문의를 조사한 결과 평일 기준 1일 근무시간은 평균 12.7시간으로 평일 기준 주당 평균 63.5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7%는 매일 16시간 이상을 근무한다고 답했다. 

대다수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주말 중 하루는 출근하여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돼, 사실상 주 5일제 근무가 흉부외과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월 평균 당직 일수는(계획된 병원 내 밤샘 근무, 다음날 휴식 없음) 평균 5.1일로 주당 하루나 이틀은 병원에서 밤샘 근무를 했다. 이와 별도로 출근 대기 및 응급으로 인한 병원 외의 대기 근무(온 콜)를 해야 하는 경우는 한 달에 10.8일로 조사됐다. 

결론적으로 평균적인 흉부외과 전문의는 한 달에 16일가량을 개인생활 없이 야간대기 또는 병원 내 밤샘 근무를 하는 살인적인 근무강도를 견디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근무조건 격차 커
10명 중 5명 "현재 번 아웃 상태"

학회는 이같은 결과만으로도 흉부외과 전문의의 근무 상황이 이미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의사파업 기간 동안 논란이 됐던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 간 근무 조건 차이는 이번 조사 중 당직 근무 일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흉부외과 전문의 1개월 평균 당직근무 일수가 서울 3.5일, 경기권 5.5일이었지만 비수도권 지역은 1개월 평균 당직일수가 6.1일에 달했다. 

이런 차이는 소속 흉부외과의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4명, 5~9명으로 이뤄어진 중소 규모 병원급에 있는 흉부외과는 소속 전문의가 6.5일, 5.5일의 월간 당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반면 10명 이상 흉부외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은 월평균 당직일수가 3.5일 이하였다. 

의료기관에서 흉부외과 전문의 채용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흉부외과 근무환경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공의 특별법 시행 이후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공의 특별법 이후 전문의들의 근무시간의 변화, 당직일 수 등의 변화가 53.2%, 36.4% 증가했다고 답했다. 흉부외과 전문의의 79.0%가 환자 또는 보호자로부터 폭언 또는 폭행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흉부외과 의료진 보호 대책 역시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업무 강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참여한 흉부외과 전문의 업무강도의 향후 감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60.6%가 '더 이상은 업무 감당이 힘들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흉부외과 전문의가(80.4%) '업무 강도가 높다'(100점 평균 78.9점)고 답했으며, 특히 21.1%는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정도'라고 했다. 

특히 응답자의 16.8%가 지나치게 높은 업무강도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경우도 9.2%로 확인됐다. 업무 강도 과중 현상은 서울과 경기권 지역 대학 발령 전문의 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 업무강도가 과중하다는 응답 비율이 87.9%에 달했다. 

이는 지방 흉부외과에서 벌어지고 있는 흉부외과 중환자의 수도권 쏠림현상 등으로 인한 수도권 지역의 환자 과밀집 현상 등의 영향으로 학회는 분석했다. 

업무대비 보상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67.9%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거의 과반수에 이르는 44.3%는 현재의 업무 대비 보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5점 척도로(부정이 5점) 보상의 적절여부를 질의했을 때 평균 4.1점으로 보상의 적절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조사에 참여한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전공의가 없으니 월급, 대우, 승진에서 매우 불리하고, 전공의 역할까지 하지만 오히려 전공의 없는 과로 차별 대우를 받는다”거나 “흉부 외과의사로서 힘들고 어려운 환자를 보는 것 자체는 보람 있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과할 때는 많이 지치고, 일만 하다가 연구 같은 일을 할 수 없어 승진이 누락되고, 집에는 늦게 들어가고 남들보다 늘 바쁜 아빠, 남편인데, 남들보다 월급은 턱없이 작다”, "필요할 때는 흉부외과를 부르지만 결국 흉부외과는 소외된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번 조사에서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소속 흉부외과 전문의 51.7%가 자신이 번 아웃 상태라고 응답했다. 특히 이런 번 아웃 현상은 전문의 자격 후 6~10년 이하 연차에서 66.1%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로 인해 환자 안전이 걱정이 된다고 응답한 전문의가 전체의 93.9%에 달했다. 48.6%는 번 아웃으로 인해 환자에게 위해가 되거나 위해가 될 뻔한 상황을 경험했다고 답해 흉부외과 위기가 의료진 개인을 넘어 환자에게 피해로 나타나는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의 들은 이런 번 아웃 현상의 원인은 체력 고갈, 과도한 업무, 대처능력 저하가 그 원인이라고 꼽았다. 흉부외과 전체의 번 아웃으로 인한 환자와 우리사회에 미칠 위해를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효과적이며 명확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흉부외과 전문의의 근무 만족도는 10점 척도를 기준으로 ▲‘개인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4.4점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4.6점 ▲‘사회인으로서 주변의 존중/존경을 받는 정도로부터 오는 만족도’ 5.4점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성취나 의료행위관련 만족도’는 5.5점으로 모두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흉부외과 전문의 10명중 6명 "흉부외과 선택 후회한 적 있어"
 
이처럼 낮은 만족감과 경제적 보상, 높은 업무강도와 불안한 미래, 개인시간 부재와 가족과의 단절로 인해 66%의 흅부외과 전문의가 흉부외과의 길을 후회한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74%는 흉부외과를 후배나 자녀에게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전문의 일손 부족으로 인해 수술을 해놓고도 저녁에 당직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서 마음대로 수술을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 대형병원의 부익부 빈익빈현상 (환자 및 전문 인력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 가르칠 제자가 없다는 점이 괴롭다”거나 "아무나 못하는 치료를 해줌으로써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보람으로 의미도 찾고 버티고는 있지만 점점 의사를 배척하는 사회적 분위기, 시간이 지나도 전혀 변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업무 강도 및 삶의 형편, 가족을 챙기지 못하는 죄책감 등으로 아주 가끔 이긴 하지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만든다”고 자조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현재 기피과로 명명된 흉부외과의 열악한 근무 환경, 부족한 보상, 번 아웃 직전의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왜 모두 지원을 기피하는 과가 되었는지도 명확히 알 알 수 있게 됐다"며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단기 계획으로 흉부외과 전문의에 대한 긴급한 직접적 지원(인적, 물적 지원과 의료환경의 안정화를 위한 대대적 보안)과 현재 불합리하게 집행되고 있는 흉부외과 지원금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제도 변화, 흉부외과 현황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흉부외과를 기간산업과 같은 국가의 필수적 의료로 선정하여 국가적 대규모 투자, 수가의 현실화를 통한 전문 의료공급 확대, 흉부외과 분야의 연구지원, 흉부외과 특별법 등의 일차 과정과 이를 통한 흉부외과 전문의 자원 활용도 확장, 경쟁력 강화를 유도한다면 필수 의료로써 흉부외과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흉부외과 관계자는 “지금이 흉부외과에 대한 긴급하고 명확한 조사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고 개선이 가능한 마지막 시점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정부와 의료계를 향해 호소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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