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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원로들 "불편·불안 초래해 국민께 깊은 사과"...의대생 구제 호소사립대·국립대병원장 등 호소문 발표..."지금의 의료계 사태 우리들 잘못"

[라포르시안] 전국 의대생들의 의사국시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물리적으로 더는 상황을 회복할 수 없는 임계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의료계 원로들이 나서 국민에게 사과하며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구제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의대생들이 의사국시 실기시험 응시 거부를 지속할 경우 시험준비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재응시 기회 부여가 불가능할뿐더러 정부 입장에서도 국가시험제도 일관성과 형평성 유지 차원에서 구제책을 내놓기가 힘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와 사립대학교병원협회, 국립대학교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5개 단체는 11일 '의사국가고시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 선배들의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가운데 모두의 불편과 불안을 초래한 의료계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의대생들이 동맹휴학과 국가고시 거부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구제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청년 의사들과 학생들의 분노와 좌절을 이해해 주시고 앞으로 의정 협의체를 통해 보건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혀 주신 정부와 여당에게 감사드린다"며 "쉽지 않은 소통의 과정이었지만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결국 의정 간 타결을 이끌어낸 협상의 관계자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고 했다. 

이들은 또 "의사들 중에서도 젊은 의사들,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의대생들의 동맹휴학과 국가고시 거부에 나선 것은 단지 밥그릇 투쟁이 아니다"며 "국민들의 칭찬을 한 몸으로 받던 코로나 전사와 파업에 나선 청년 의사들은 바로 같은 그들이며,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삼는다는 아픈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들이 나선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대학입학의 공정성' 이슈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의사 수 증원이나 공공의대 설립, 한의첩약 급여화 등의 정책을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추진하려 했던 것은 그들의 미래를 암울케 하는 반칙이라고 봤다"며 "또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정책이 실제 집행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다름아닌 환자분들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몸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국시 거부라는 지금의 사태는 의료계 원로들인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떠안았다. 

이들은 "이제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돌아왔지만 의대생들의 의사국가고시는 남겨진 문제"라며 "격랑이 휩쓸고 간 땅에 드러난 상흔이 하필이면 우리들의 제자이자 미래 의료의 동량인 학생들이라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하며,  이들이 유급과 의사국시 거부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선배들과 스승들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의료의 난맥상을 개선하기 위해 정면돌파하지 못하고, 국민건강의 수호자로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내지 못한 선배들의 업보가 오늘 고스란히 그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며 "우리들의 부족함으로 학생들은 지금 막다른 외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질책했다. 

무엇보다 의대생들의 유급과 의사국시 거부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공의료 영역에서 의료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의대생들을 구제해 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이 사태를 방치하면 '한 시대 의료의 블랙홀'이 될 비극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의사국시 응시 대상자 3,172명의 86%인 2,726명이 시험을 치루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의료인력의 수급에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가장 큰 타격은 지금의 수련병원과 몇 년 후 이들이 군의관으로, 농어촌의 공중보건의사로 일하게 될 공공의료의 영역에서 현실화될 것이며, 그들의 공백은 무엇보다 취약계층 건강의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더 큰 피해를 초래하는 '교각살우'는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치유 받은 경험이 이후 좋은 의사를 향한 여정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개인의 인생만 달린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 머지 않은 의료의 미래가 달려 있기에 (의대생 구제를 위한) 대승적인 결정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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