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엘록테이트'
사노피 '엘록테이트'

혈우병은 결핍된 혈액응고인자의 종류에 따라 유형이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A형 혈우병(혈액응고인자 8인자 결핍)과 B형 혈우병(혈액응고인자 9인자 결핍)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지난달 12일~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년 국제혈전지혈학회(ISTH) 가상 총회에서는 혈액응고인자 8인자와 9인자의 차이점을 기반으로 B형 혈우병 치료 평가에서 주목해야 하는 핵심 지표로 혈액응고인자의 '분포 용적'과 '혈관 외 분포'의 개념이 제시됐다. 

혈액응고인자의 분포 용적(Volume of distribution)

B형 혈우병과 A형 혈우병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혈액응고인자의 분포 용적이다. 분포 용적이란 약물이 주어진 시간 내에 분배될 수 있는 겉보기 부피(Apparent volume)를 의미한다.  즉 분포용적은 각 물질이 조직으로 어느 정도 분포되는지의 정도를 나타내는 값이며, 분포 용적이 크다는 것은 조직으로의 분포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포 용적이 클수록 초기 혈중농도는 낮은 값을 나타낸다. 혈우병과 관련한 유전자재조합 혈액응고인자 8인자의 분포용적은 혈장 용적의 약 1.3배 정도다. 반면 B형 혈우병과 관련된 유전자재조합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분포용적은 이론적인 세포외액 전체 용적에 가깝다.  

관 외 분포(Extravascular distribution)

혈액응고인자 8인자와 9인자의 분포 용적 차이로 인해 A형 혈우병 환자와 B형 혈우병 환자는 혈액응고인자 투여 이후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 A형 혈우병 환자에게 혈액응고인자 8인자를 투여하면 응고인자의 100%가 혈액에서 순환하지만, B형 혈우병 환자에게 혈액응고인자 9인자를 투여하면 응고인자의 50%는 혈액 안에서, 나머지 50%는 조직에서 순환한다. 혈액응고인자 8인자는 분자가 큰 폰빌레브란트 다합체(Von Willebrand multimer)와 결합해 혈장으로 분포가 제한되는 반면5, 혈액응고인자 9인자는 빠르게 혈관 외 영역(Extravascular space)으로 분포되어 세포 외 기질에서 4형 콜라겐(Collagen IV)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혈액응고인자 9인자와 4형 콜라겐의 결합은 지혈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B형 혈우병에 이환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 의하면, 혈액응고인자 9인자와 4형 콜라겐의 결합력이 강할수록 우수한 출혈 예방효과를 보였다.  반면, 쥐를 대상으로 한 또다른 실험에서 혈액응고인자 9인자와 4형 콜라겐의 결합력이 약해졌을 때 출혈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알프로릭스의 경우 분포 용적이 커 혈관 외 분포가 더욱 활발하게 일어난다. 알프로릭스는 투여 후 3개의 구획으로 이루어진 약동학적 모델(3-compartment model)에 의해 빠르게 혈관 외 영역으로 분포되며 중앙 구획인 혈장 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2구획과 3구획에서 상호작용을 한다. 

] 알프로릭스는 분포용적이 커 혈관 외 영역으로 분포된다
] 알프로릭스는 분포용적이 커 혈관 외 영역으로 분포된다

혈액응고인자 수치(trough level)은 혈우병 치료에서 주요하게 여기는 지표이다.  그러나 B형 혈우병 환자의 혈액응고인자 수치는 혈장 내의 9인자의 수치만을 의미하여, 혈관 외 영역으로 분포한 혈액응고인자 9인자 수치를 포함하지 못한다.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혈관 외 분포 특성에 대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B형 혈우병의 치료를 효과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혈장내 혈액응고인자 수치 뿐만 아니라, 분포 용적, 혈관 외 분포 등 다양한 평가 요인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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