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원 교수
신채원 교수

[라포르시안] 치매가 세계적인 주요 공중보건 아젠다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9월 보건복지부가 치매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치매의 예방 및 조기발견부터 의료지원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치매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 3년차 중반을 지났다. 치매국가책임제가 목표에 따라 잘 시행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더 완성도 높은 치매관리정책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본다.

치매국가책임제 허브, 치매안심센터 서비스 현황은?

치매국가책임제는 국가치매관리사업의 컨트롤타워인 중앙치매센터와 전국 17개 광역치매센터를 중심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건소에 위치한 256개의 치매안심센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치매국가책임제의 주축인 치매안심센터는 치매예방교실, 치매 조기검진, 조호 물품 제공, 맞춤형 사례관리, 쉼터 제공, 실종노인 발생 예방 및 찾기, 치매환자 가족 상담, 치매 공공 후견사업, 치매환자 보호 등 치매 환자와 치매 환자의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국내 치매환자(79만 명)의 57.6%에 해당하는 약 45만 5,000명을 관리하고 있으며, 2019년 11월을 기준으로 치매선별검사(425만 건), 치매환자 가족 상담(383만 건), 치매진단, 감별검사(33만 건), 맞춤형 사례관리(7만 4,000건)를 진행해 왔다. 

올해 초 치매안심센터 이용자 5,139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이용 만족도 조사 결과, 평균 이용만족도는 5점 만점에 4.56점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결과에서는 인지건강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4.59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가족모임 및 가족교실(4.57점), 상담과 정보제공(각 4.55점), 치매 조기검진, 교육 및 행사, 조호물품 제공(각 4.54점), 방문 간호, 치료비 및 검사비 지원(각 4.53점), 자료 제공(4.52점), 배회 인식표 제공(4.51점) 순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안심센터, 질적, 양적 개선을 이뤄가고 있으나 치매 예방사업도 간과해선 안 돼

치매안심센터는 실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꾸준히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 중이다. 기존 치매안심센터 이용 시 주소지 내의 치매안심센터만 이용하도록 하는 이용 지침이 있었으나 이용자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이달 1일부터 관련 주소지 제한을 완화했다. 또한 치매안심센터 내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에 대한 지적이 있어 전문 의료진 및 근무 인력 확충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을 이어가는 중이다. 

다만 치매안심센터의 조기진단과 선별검진 여부가 평가 지표로 활용되면서, 치매 진단에 앞서 예방적 측면에서의 사업이 간과되거나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3차 치매관리종합계획(‘16~’20) 5개년을 마무리 하고 새로운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준비 중인 시점에서, 보다 내실 있는 치매관리정책을 위해서는 치매 예방부터 치료 및 관리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진행해야 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5월 ‘치매 위험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정 및 발표하며, 치매 예방 및 관리를 위해 생활습관적 측면, 사회활동적 측면, 인지활동적 측면 및 의학적 측면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통합적 치매 관리’를 권고한 바 있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신경과 신채원 교수는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까지 고통을 받는 질환이기 때문에 새롭게 발표될 치매관리종합계획에서는 국가의 치매 정책이 치매 예방과 진단, 치료와 관리 단계에 해당하는 이들 모두를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움말: 신채원 세종충남대병원 신경과 교수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