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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몸, 두 개의 의학체계...갈등과 모순에 빠진 몸이원화 면허체계 고착화로 국민 의료이용 불편 가중...의대정원 확대 동시에 의료일원화 적극 논의해야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지역별 공공병원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충 중요성을 실감하면서 그 첫과제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정책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2022년부터 10년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400명씩 증원해 총 4,000명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대정원 확대 추진과 함께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바로 '의료일원화' 과제다.

매년 700여명의 신규 한의사 면허자가 배출되는 면허 이원화 체계를 그대로 방치하고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건 지금의 의료이원화 체계를 고착화할 뿐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여당에서 한의대와 의과대학을 모두 개설한 대학을 대상으로 학내 정원 조정을 통해 한의대 정원을 없애는 대신 그만큼 의대 정원을 늘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과 면허 일원화 논의를 재촉발할 지 주목된다.  
 
의료일원화 논의는 1951년 제정된 국민의료법에 한의사면허를 제도화 한 이후부터 끊이질 않고 제기되어 온 해묵은 과제다.

대한의사협회는 1987년에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와 대한한의사협회에 공식적으로 의료일원화 논의를 제안한 바 있다. 1992년에는 당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가 의-한방 협진을 기반으로 한 일원화 체계를 모색하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의료계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에도 의료계 쪽에서는 의학교육과정 통합을 통한 의료일원화를 모색하거나 관련 정책토론회가 여러 차례 열렸다.

앞서 복지부는 2015년과 2018년에 의한정협의체를 꾸려 의료일원화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2018년에는 의한정협의체를 통해 의료일원화 합의문 초안까지 마련했으나 막판에 흐지부지됐다.

2018년 의한정협의체를 통해 마련한 합의문 초안에는 ▲의료와 한방의료의 교육과정 통합과 이에 따른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를 2030년까지 추진 ▲의협, 의학회, 한의협, 한의학회와 관계 기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칭)의료일원화/의료통합을 위한 의료발전위원회를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 산하에 구성해 구체적인 추진 로드맵을 2년 내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의료일원화 논의 당사자인 의사와 한의사들도 의료일원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의협이 2013년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일원화, 한방 건강보험 체계 개편,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견해’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한 학제와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에 대해서 '찬성한다'(47.1%)는 답변이 '반대한다'(43.9%)는 답변보다 조금 더 많았다.

의협이 2019년 실시한 의학교육 일원화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의료와 한방으로 나뉜 의료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찬성(47.6%)과 반대(46.8%)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의협이 2012년에 실시한 의료통합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의료통합 찬성'(62.7%) 비율이 '반대'(19.6%)보다 훨씬 더 높았다.

의사와 한의사 직역 양쪽에서 의료일원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는 건 일원화를 추진하는 목적이나 집단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의학이 주체로 나서 한의학을 통합하는 방식의 일원화를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다. 한의계는 의학과 한의학이 대등한 입장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관점에서 의료와 한방 협진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일원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원화된 의료체계 속에서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이 계속 증폭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비용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와 한방의료로 이원화된 의료체계 속에서 의료서비스 선택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피해를 입기도 한다.

의료와 한방 양 쪽이 상호 배타적인 관계인 탓에 환자가 동일한 질환이나 건강문제를 놓고 의과 의료기관과 한방 의료기관을 중복 이용하는 데 따른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2017년 펴낸 <질병별 의과와 한방 의료기관 이용 현황 분석 연구> 보고서를 보면 의과 의료기관만 이용하는 환자에 비해 양 쪽을 모두 이용하는 환자는 내원일수가 더 길고, 연간 진료비 부담도 2∼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의학체계'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파생한 갈등과 불합리한 의료이용을 끝내야 한다. 국민의 의·한방 의료선택에 대한 혼란과 적절한 치료시기 상실 우려, 중복 의료이용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 증가, 의한방 직역 갈등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의료일원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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