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강진의료원 등 경영난에 임금체불...보건의료노조 "'쓰다 버려질 것’이란 슬픈 예감 현실로"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을 넘겼지만 언제 유행이 끝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등 방역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피로도는 한계치를 넘어선 상태다. 

정부 주도로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덕분에' 캠페인이 한창인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도맡아온 공공병원 의료진이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말로는 '덕분에'라고 하면서 정작 방역을 위해 헌신한 전담병원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지원은 외면한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22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한국에 들어온 지 6개월여가 흘렀다. ‘의료진 덕분에’라는 칭송이 가득한 상황이지만, 묵묵히 확진자를 돌본 감염병전담병원 지방의료원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4월 28일까지 기존 입원환자를 모두 소계하고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던 전북 남원의료원은 이달 20일까지 6급 이상 직원 88명에게 임금 50%만 지급했다. 

이후 오늘(22일)자로 82명에게 나머지 임금 지급이 완료됐지만, 6명은 자금 부족으로 나머지 급여를 언제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임금 전액을 받은 직원들도 당장 다음달 급여가 정상 지급될지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원의료원은 4월말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지정 해제된 후 5월 초부터 외래진료 등 정상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입원 및 외래 환자 감소가 지속되면서 경영산 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한다. 

남원의료원 측은 임금체불 관련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손실액이 50억 원(추산)에 이르지만 정부의 손실보상액은 27억 원에 불과해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지난 5월부터 삭감된 임금을 아직까지 받지 못한 지방의료원도 있다. 

강진의료원은 5월달에는 4급부터 6급까지 40명의 임금 50%, 6월에는 전 직원의 상여금을, 7월에는 전 직원의 정근수당을 지급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환자를 간호한 6급 직원은 5월달 임금 절반을 아직까지 못 받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가 책임 아래 운영되는 공공병원이 임금을 체불하는 것도 황당한데,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최전선에서 일한 보건의료노동자에게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결국 쓰다 버려질 것’이라는 의료 현장의 슬픔 예감이 들어맞는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노조는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이후 발생한 임금체불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정부와 지자체, 사용자 모두 합심해 임금 불안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칭찬과 박수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코로나19 최전선 노동자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고 소진(번아웃)에 대한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 환자치료 전담병원과 선별진료소 운영병원, 환자 발생으로 피해를 의한 의료기관에 대해서 직접 피해액은 물론 환자 감소로 인한 간접 피해비용까지 보상하는 쪽으로 손실보상 기준을 확정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 28일 손실보상심의위원회 심의·의결에 따라 손실보상 기준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손실보상을 추진한다는 내용 등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외래와 입원환자 크게 줄면서 의료수익이 감소한데다 실제 손실 규모보다 정부의 손실보상액 지급이 턱없이 부족해 전담병원 등의 경영난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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