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건강관리서비스·공공의료사업 등 축소되거나 중단...서남병원, 비대면 건강관리 적극 나서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장기화로 공공의료사업 및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서비스와 공공병원이 운영하던 저소득층 대상 공공의료사업이 중단되면서 감염병 재난으로 인한 의료취약층의 건강피해 확대가 우려된다. 

감염병 확산 우려에 따른 대면 복지서비스 중단은 장애인·노인 돌봄 서비스 단절로 이어져 건강취약계층을 또 다른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

전국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보건소는 저소득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방문건강관리 전담요원이 가정을 방문해 혈압·혈당 등 건강위험요인 파악 및 건강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말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선별진료소 운영 등 코로나19 대응에 보건소 역량을 집중하고 감염예방 차원에서 방문건강관리서비스 운영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의료취약층을 위한 방문건강관리서비스 중단도 길어짐에 따라 저소득 노인 등의 만성질환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천의료원이 2017년부터 인천시와 함께 저소득층 가구 의료지원을 위해 시행했던 ‘인천 손은 약손’ 사업도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운영이 중단됐다.

‘인천 손은 약손’ 사업은 인천 시민 중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가운데 의료지원이 필요한 환자에게 무료검진을 실시하고 질환이 발견된 환자 중 암부터 정형외과, 외과, 안과, 비뇨기과 수술 등에 대한 비급여 검사비용, 수술비, 치료비, 호스피스(완화), 장례까지 지원하는 의료복지 사업이다. 1인당 최대 5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인천의료원에 따르면 ‘인천 손은 약손’ 사업을 통해 암환자 지원 및 무료수술사업으로 2018년에는 3,176명이, 2019년에는 2,231명이 의료혜택을 받았다.

인천의료원은 올해도 1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저소득층에 의료지원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병상을 감염병 환자 격리치료 병상으로 활용하면서 ‘인천 손은 약손’사업도 중단되고 말았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최근 펴낸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사회복지의 대응 전략>이란 보고서를 통해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사회복지 현장의 위기와 과제, 그리고 사회복지의 대응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다.

하지선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정책개발부 연구위원은 보고서에 게재한 '코로나19 뉴노멀 시대, 재난의 일상화와 복지 서비스 재구조화'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수많은 복지 공백을 목격했다. 복지 부문 대응을 위해서는 개인과 개별 기관 차원의 수준 실천을 넘어 재난 속에서 벌어진 복지 공백의 실상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며 "복지환경실태와 복지정책 및 사회안전망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에서부터 새로운 방안 도출에 이르기까지 진지한 논의가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연구위원은 "감염병이 일상화된 시대의 지역 돌봄 체계는 여러 가지 비대면 복지서비스 방식과 결합되어야 한다"며 "비대면 복지 서비스의 다양한 방법과 내용이 적극적으로 개발되는 것 또한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서남병원 직원들이 의료취약계층에게 우편으로 발송할 건강관리 관련 물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서남병원
서울시 서남병원 직원들이 의료취약계층에게 우편으로 발송할 건강관리 관련 물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서남병원

이런 가운데 감염병 재난 상황에 맞춰 비대면 방식의 의료취약계층 건강관리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병원장직무대행 장영수)은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의료취약계층 및 지역주민을 위해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공공의료사업 및 의료취약계층 지원 중단이 지속됨에 따라 비대면으로 가정에서 자가 건강관리를 돕는 다양한 물품 및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대상자는 서울 서남권 의료취약계층 및 지역주민 100여명으로 2019년 ‘서울케어–서남병원 건강돌봄 네트워크’ 사업 대상자 중 건강관리에 위험요소가 있어 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우선 선정했다. 

서남병원은 지원 대상자에게 전화로 기본적인 건강 상담을 진행한 후 능동적인 건강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건강정보 제공과 함께 가정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손위생 키트 및 개인 위생물품, 교육자료, 근력강화를 위한 스트레칭 밴드와 함께 서남병원 물리치료사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영상도 제작해 우편으로 발송했다.

2주에 한 번씩 건강관리에 관한 문자 메시지를 정기적으로 발송하고 전화상담을 통한 사후관리 등 비대면 방식을 통해 꾸준하게 건강관리를 실천할 수 있게끔 도울 계획이다.

장영수 서남병원장 직무대행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의료취약계층에게 꼭 필요한 여러 지원과 사업이 중단되어 매우 안타까웠다"며 "건강관리가 필요한 분들에게 안전한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감염병 예방 및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사업으로 지역사회 건강증진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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