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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인턴 사태 해결 방향을 보면...수련보다 값싼 노동력?수평위, 필수과목 미이수 인턴 110명 '추가 수련' 결정
"수련병원 무책임·복지부 관리감독 부재 탓...피해는 전공의가 떠안아"

[라포르시안] 서울대병원에서 발생한 인턴 110명 무더기 필수교과 미이수 논란이 '추가수련'을 받게 하는 선에서 일단락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한식당 달개비에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이하 수평위) 회의를 열고 서울대병원 인턴 필수교과 미이수 건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2018년 서울대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받은 180명 가운데 110명이 필수과목 대신 유사 진료과목을 수련해 미이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수평위는 이날 회의에서 필수과목 미이수 인턴의 추가 수련과 해당 병원에 대한 행정처분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김현숙 과장은 회의가 끝난 후 "전공의의 피해가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했고, 이런 원칙 아래 서울대병원에서 제출한 필수과목 미이수자에 대한 추가수련 계획을 좀 더 보완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며 "다음 회의에서 보완된 내용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이와 별도로 서울대병원에 대한 패널티도 논의했다. 사전 예고한 인턴 정원 조정은 2022년에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며 "2021년 하반기에 인턴 수련병원으로서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반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얼마 전 복지부가 내린 행정처분 사전통지와 비슷한 수준의 결론이 나온 셈이다. 

복지부는 앞서 서울대병원에 과태료 1,000만원과 인턴 필수교과 미이수자 113명에 대한 추가 수련을 예고했다. 

하지만 수련환경평가위의 이같은 결정은 필수교과 미이수란 '사고'를 친 서울대병원에 문제 해결 전권을 줬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2018년 6월 7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전공의 집담회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제공: 대한전공의협의회

피해 당사자인 필수과목 미이수 인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등은 "추가 수련 대상인 인턴 수료자들은 이미 각 분과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이거나 군의관, 사회 곳곳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개업의, 봉직의들"이라며 "이들을 다시 수련병원으로 불러들여 한때 폐지 논의까지 있었던 인턴 과정을 다시 수료하게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지난 십 수 년간 서울대병원에서 2018년과 동일한 인턴 과정을 수료한 수많은 의사들이 국민 건강을 위해 의료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고, 후학을 양성하는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며 "과연 그들도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바탕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인턴의 필수과목 미이수 문제는 수련병원에서 편의적으로 수련 일정을 짜면서 벌어진 사안으로, 근본적으로 인턴을 수련의보다는 값싼 의사인력으로 바라보는 데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관련 기사: 수련병원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 논란...수련보다 값싼 노동력으로 여겼기 때문>

이번 사태가 수련병원의 무책임함과 복지부의 관리감독 부재로 인해 발생했음에도 전공의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점에서 반발이 만만치 않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작년 12월 발표한 성명에서 "인턴의 역량 강화를 위한 수련보다는 노동력이 부족한 곳에 인턴을 집중적으로 배치시키는 방식으로 근무 일정을 짜기도 한다"며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수련이 아닌 인력을 보충하는 목적으로 인턴을 배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수련평가위원회 다음 회의는 7월 20일 열린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필수과목 미이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련병원이 의사 교육과 수련이라는 본래 목적과 다르게 병원 운영의 편의를 위해 근무 일정을 정하는 관행에서 비롯됐다"며 "연루된 전공의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책임은 서울대병원에 있는 만큼 병원이 정한 일정에 따라 수련을 받은 전공의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은 "명실상부한 최고 수준 병원에서 무더기로 미이수 수련의가 발생하게 된 배경과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인지를 심도있게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로 전공의법 제정의 취지와 목적에 걸맞는 수련환경평가위의 역할"이라며 "수련환경평가위가 본래의 취지와 존재 목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따라 전공의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를 강력하게 기대한다"고 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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