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아랫배의 심한 통증과 압통이 생겼을 때, 우리는 흔히 맹장이 터졌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틀린 표현으로, 우리가 맹장염으로 알고 있는 질환의 정확한 명칭은 ‘충수염’이기 때문에 진짜 ‘맹장염’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맹장은 대장의 한 부분으로, 대장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부위에 위치한 주머니 모양의 부위를 뜻한다. 충수염은 이 맹장의 끝에 있는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실제 맹장염의 빈도가 적고 충수염을 맹장염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의사들도 맹장염이라고 하면 충수염이라고 이해하지만, 정확한 질환의 명칭을 알아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보통 충수염이 발생하면 오른쪽 아랫배의 심한 통증으로 다리를 배에 붙이지 못하거나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옆구리나 치골 쪽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대체로 심한 통증이 발생하지만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충수가 터졌는데도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충수염은 왜 생기는 것일까? 머리카락이나 과일 씨앗 등의 이물질이 끼어 발생한다는 말도 있으나,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 충수염은 충수돌기의 개구부가 폐쇄되는 것이 원인인데, 대변이 딱딱하게 굳은 분석 덩어리가 끼거나 충수의 림프조직 과형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충수염은 딱히 예방법이 없으며 무조건 수술이 필요하다. 염증으로 인한 농양이 있을 경우 우선적으로 배농을 시행하며,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충수염을 방치할 경우 장의 천공이나 복막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피하다.

상도동 서울치항외과 정형석 원장은 “이전에는 충수염이 생겼을 때 개복 수술에 대한 부담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흉터가 적고 수술이 빠른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대다수의 환자들이 충수가 터지고 난 후에야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작은 증상에도 주의를 기울여야할 필요가 있다. 정 원장은 이어 “우리나라에서 매년 10만 여명의 환자가 충수염으로 수술을 받는다. 때문에 갑자기 발생한 복통 증상이 충수염과 유사하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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