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도심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저지 집회..."안전성·유효성 검증부터 먼저"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8일 오후 2시경 서울 중구 청계천한빛광장에서 '첩약 급여화 건강보험 적용 결사반대 및 건강보험 분리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말 그대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및 건강보험 적용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30도를 웃도는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명 안팎의 회원들은 미지근한 생수병 하나를 들고 집회를 마칠 때까지 1시간 30분 가량 땡볕아래에서 버텼다. 

집회가 열린 청계천 한빛광장 주변은 일요일 오후였지만 무더위와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사람이 들물었다. 마이크 소리와 간간이 들리는 구호 소리만 빈 광장을 메웠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대회사에서 "정부가 의료계의 우려와 충고를 무시하고 첩약 급여 시범사업을 강행하면 K방역이 의사들의 파업으로 파국에 이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방 첩약의 문제점도 강하게 지적했다. 한약은 의약품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인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처럼 믿을 수 없는 한약에 건강보험 재정을 쏟아부으면 정작 생명이 경각에 있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고, 건보재정도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국민을 '마루타'로 삼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계획을 중단하고 나아가 모든 한약제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전수조사를 하라"고 촉구했다. 

전국 시도의사회장들도 정부의 한약 급여화 사업을 맹렬히 비난했다. 

백진현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은 "정부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계획하면서 진찰료를 의사 진찰료의 3배 수준으로 산정했다"면서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첩약 급여화 사업 철회와 한방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촉구했다. 

이필수 전남도의사회장은 "생업을 내려놓고 헌신한 대구·경북지역의 수많은 의사들이 제때에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해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데,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국민의 혈세 1,000억을 투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김교웅 의협 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정부의 한의약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날 집회에는 환자 관련 단체에서도 참가해 정부의 첩약 급여화 정책을 비난했다.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 회장은 "효과가 입증이 된 면역항암제조차 '돈이 없어서 급여가 안 된다'고 하는 정부가 필수적이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한방 첩약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 강행하려 하고 있다"면서 "생명이 경각에 달린 우리 폐암 환자들에게는 무슨 논리로 설명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돈이 없서 좋다는 약도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우리 환자들에게 재정이 어려우니 정부를 이해해 달라면서, 엉뚱한데다 돈을 펑펑 쓰는 정부의 기만과 독선에 환자들은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혁 의협 총무이사는 흰가운을 입고 헤머로 대형 약탕기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의료 현안 긴급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긴급 건의문에서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전면 철회 ▲한방건강보험 분리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정원 증원 등 의료계와 협의 없는 무분별한 정책 강행 중단 ▲일방적인 원격의료 추진 중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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