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으로 인한 진료비와 진료 인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숨겨진 환자가 많은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5년간 조현병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조현병으로 인한 진료비는 2015년 3,735억원에서 2018년에는 8.3% 증가한 4,01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상반기까지 집계된 진료비는 이미 2,000억원을 넘었다.

연령별 현황을 보면 40대가 26.2%(15만 3,639명)로 전체의 1/4을 차지했다. 이어 50대 21.4%(12만 5,646명), 30대 19.5%(11만 4,250명) 순이었다.

조현병 진료인원은 2015년 11만7,564명에서 2016년 11만9,081명, 2017년 12만66명, 2018년 12만971명, 2019년 상반기 10만9,082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조현병 발병 시기가 남자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여자는 20대 중반~30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전에 발병된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 뒤늦게 치료를 시작한 인원들이 축적된 것으로 파악된다.

조현병이 망상, 환각 등 증상이 무척 다양해 질환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발병 원인도 유전 요인과 임신 중 문제·양육 환경·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청소년기에 조현병이 발병하는 경우 이른바 '전구증상'으로 나타나는 일탈적 태도나 신경질적 반응이 성장기에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과 유사해 조기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조현병 진료현황으로는 경기 22.7%(136,791명), 서울 20.8%(124,898명), 부산 7.1%(42,701명), 경남 6%(36,087명), 경북 5.8%(34,985명) 순으로 인구가 많은 수도권, 주요 광역시 및 경상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여전히 조현병 진료를 적절히 받지 못하는 인원들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점이다.

조현병 유병율은 지리, 문화적 차이와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 정도로 일정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조현병 환자는 51만명(2019년 우리나라 통계청 중위 추계 인구 5,170만 9,098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2018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12만여명에 불과하다. 아직 39만명이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사건사고가 자극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기보다 감추는 데 급급하도록 만들었다는 지적이 수년째 나오고 있다.

조현병의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약물치료는 항정신병 약물을 이용해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을 잡는다. 단순 수면제나 안정제는 조현병 치료에 효과가 없어 반드시 항정신병약물을 복용해야한다. 그 외에는 인지행동치료, 가족 교육, 직업 재활 등 치료를 병행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은 "조현병은 조기에 진단해서 치료를 받으면 별다른 장애 없이 사회로 복귀가 가능한 질병이지만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거나 치료를 중단해서 재발한 경우 그만큼 치료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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