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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현장 의료진, '덕분에 챌린지'보다 현실적 지원·보상이 절실하다5개월째 이어지면서 의료진 탈진·병의원 경영난에 허덕...전담병원 등 상실감 커
"대유행 대비, 방역 대응 필요한 선제적인 지원과 충분한 손실보상 필요"

[라포르시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해 방역 자원과 인프라를 재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해온 의료기관이 그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과 손실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세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700명 아래로 떨어졌던 코로나19 격리치료 환자수는 이달 17일 0시 기준으로 1,145명으로 늘었다. 격리치료 중인 환자 가운데 서울(430명), 인천(169명), 경기(321명) 등 수도권에만 900명이 넘는다.

의료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2차 대유행이 언제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치료병상과 시설, 장비, 의료인력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에 대비해 응급실 격리병상 확충이 시급하다. 대구 지역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처럼 잇따른 응급실 폐쇄로 신속하게 의료서비스 이용을 받지 못한 비감염 중증환자의 초과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국립중앙의료원(원장 정기현)이 주최한 '코로나19와 응급의료' 토론회에서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류현욱 교수는 "코로나19 의심환자, 확진자의 응급실 방문으로 대구 지역 주요 응급의료센터가 폐쇄와 재개를 반복했고, 병원 간 전원마저 어려움을 겪는 등 지역응급의료체계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응급실 진료 구역을 감염·중증도에 따라 분류하고, 응급실 격리병상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유증상 중증응급환자 수용률을 높이고, 코로나19 증상 여부 및 중증도에 따른 적정 병원 이송체계 마련을 위해 추진한 중증응급진료센터를 더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앙응급의료센터 문성우 센터장은 ‘코로나19와 그 이후 응급의료’라는 발제를 통해 “37.5℃이상 응급환자 구급 이송 시간이 2019년 3월 13.1분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 3월에는 19.3분이 소요됐다"며 “지속되는 코로나19 유행을 대비한 중증응급진료센터 개소 수 및 격리진료구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확진 환자 치료를 도맡은 공공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각 지역내 공공병원이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환자 치료를 맡았지만 제대로 된 음압시설과 병원구조가 갖춰져 있지 않았던 탓에 격리치료를 위한 시설과 장비가 상당히 열악했다.

이 때문에 현장 의료진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시설·장비로 또다시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는 것에 대해 높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해 공공병원·민간병원 병상과 중환자 치료를 위한 상급종합병원 병상 10%를 확보해야 한다"며 "음압격리시설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후 안전한 음압격리치료가 가능한 시설·장비로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지원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을철 재유행이 예고되고 있지만 인력 지원대책이나 의료기관 지원대책도 부실하다.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했던 공공병원 중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상당수가 지정이 해제됐지만 2차 대유행에 대비한 시설·장비·인력 인프라 구축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음압시설 설치에 대한 가이드라인 준비작업도 없고, 음압시설 설치·운영에 대한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미 방역 현장에서 활동하는 많은 보건의료인력이 소진 상태이고, 더위 속에서 무더운 방호복과 높은 노동강도로 탈진하는 의료진이 속출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상황이 이런데도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 대책은 부실하고, 의료진 보호는커녕 코로나19 극복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은 위험노동에 대한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상실감이 크다"며 ".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적인 대비책 중의 하나가 보건의료인력 대책이라고 한다면 불안감·공포감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하고 소진·탈진으로부터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보건의료인력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의료기관이 입은 피해 보상과 지원 수준도 2차 대유행 대응의 성패를 가름할 핵심정책으로 꼽힌다.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했던 공공병원들은 누적된 적자와 줄어든 환자로 비상이 걸린 상태로, 언제까지 병원을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를 불안감에다 병원 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해 이 곳 저 곳 차입금을 빌리러 다니는 실정"이라며 "정부 방침에 따라 일반환자를 내보내고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전담했지만 정부의 손실 보상이 불명확하고, 운영비가 제 때 지원되지 않았다. 피해의료기관들이 운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선제적인 지원과 충분한 손실보상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뿐만 아니라 국민안심병원, 선별진료소 등을 운영하는 의료기관 대부분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환자수 감소로 병원 매출이 급감하자 더는 견디지 못하고 직원 급여를 삭감하거나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가 상급종합병원 20곳과 종합병원 96곳, 병원급 의료기관 26곳 등 142곳을 대상으로 환자 수와 수익 변동 상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3월 이후 급격한 환자 감소 추세가 4월에도 계속 이어졌다.

작년 3월과 비교한 외래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15.7% 줄어들었다. 또 종합병원 19.3%, 병원급 29.6%의 감소폭을 보였으며 입원환자의 경우도 종별로 각각 14.5%(상급종합병원), 19.6%(종합병원), 25.2%(병원) 감소세를 기록했다.

4월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져 작년 4월과 비교해 외래환자는 상급종합병원 16.2%, 종합병원 23.8%, 병원급 30.5%가 줄어들었다. 입원도 상급종합병원 12.7%, 종합병원 21.4%, 병원급 32.3% 감소율을 보였다. 진료수입 감소폭은 3월보다 4월에 더 컸다. 3월에 병원 종별로 진료수입 감소폭은 각각 7.5%(상급종합병원), 11.1%(종합병원)였으나 4월에는 9.5%(상급종합병원), 15.5%(종합병원)로 확대됐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지난 16일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의료기관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해 코로나19 입원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호흡기 안심 진료소를 운영하는 병원 등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는 병원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경영난으로 인해 코로나19 환자 검사 및 치료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의료진조차 위험한 검체 채취 행위에 대한 정당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민안심병원으로 선정된 의료기관은 코로나19 관련 환자 진찰 시 2만 원 가량 감염예방 관리료를 청구할 수 있다.  국민안심병원은 유지 조건이 까다롭고,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의사협의회는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설 등을 고려했을 때 이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마저도 국민안심병원에 지정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며 "정부는 감염예방 관리료 이외에 선별진료소 격리 관리료도 산정해 놓았으나 이를 만족하는 시설 및 환자 기준이 까다롭고 한정되어 있어 대부분의 선별진료소에서는 격리 관리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에 따르면 현재 1차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경영난으로 인해 많은 보건의료인들이 무급휴직이나 실직 상태에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 결국 많은 1차 의료기관과 중소병원 줄도산은 불가피하고, 이는 보건의료인들의 실업률 증가와 지역사회 보건의료시스템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금 방역 현장 의료진에게 정말로 필요한 건 ‘덕분에 챌린지’가 아니라 현실적인 지원과 보상이라고 강조한다.

병의협은 "정부는 실업률 감소와 지역사회 보건의료시스템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라도 경영난에 시달리는 의료기관들에 대한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코로나19와 관련된 의료 행위에 대해 정당한 수가를 지급하고,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보건의료인들과 의료기관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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