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정 교수팀이 타비 시술을 하는 모습.
박승정 교수팀이 타비 시술을 하는 모습.

[라포르시안]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수술 없이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치료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타비 시술) 800례를 달성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술이 어려운 고위험군이나 고령의 환자들에게 타비 시술이 안전하고 보편적인 치료법이란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심장병원은 최근 80대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여성을 타비 시술로 치료했다. 

2010년 국내 첫 도입 후 10년 만에 아시아 의료기관 첫 800번째 타비 시술을 달성했다. 

동맥판막협착증은 노화된 대동맥 판막 때문에 판막이 좁아져 혈액 이동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흉통이나 심부전,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중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한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어 직접 대동맥을 절개해 판막을 교체하는 수술로 치료했지만, 전신마취나 수술회복이 부담스러운 고령환자 및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겐 수술이 불가능했다.

타비 시술은 가슴을 열어 진행하는 수술과 달리, 허벅지 동맥혈관을 통해 심장판막에 도달한 후 좁아져있는 판막 사이에 기존 판막을 대체할 인공판막 스텐트를 넣어 고정하는 시술이다. 흉터가 작아 회복이 빠르고 고령환자도 부담이 적다.

하지만 타비 시술은 시술시 대동맥 및 혈관손상, 시술시 떨어져 나온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합병증 가능성, 심전도계 이상 등 위험성이 높아 심뇌혈관 중재시술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시술로 꼽힌다.

2010년 박승정 교수팀이 국내 처음 타비시술을 도입한 이후, 서울아산병원은 첨단 영상장비와 시술 및 수술 장비가 모두 갖춰진 타비 시술 전용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추고 심장내과, 흉부외과, 마취과, 영상의학과가 팀을 이루어 수술이 어려운 고령 중증환자에게 타비시술을 시행해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이 진행한 800례의 타비 시술 환자들은 평균연령 81세로 매우 고령이었고, 47%의 환자에게서 당뇨, 85%에서 고혈압, 12%에서 뇌졸중, 6%에서 이전 심장수술 병력이 동반되어있는 등 고위험 환자가 대다수였다.

서울아산병원의 타비 시술 800례 성공률은 98%이며, 중증 뇌졸중 발생률 1%, 조기(30일 이내) 사망률 1% 등 현저히 낮은 합병증 발생률로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이후 시행한 400례의 시술 성공률은 99.5%로 크게 향상됐다. 

2017년 이후부터는 기관삽관을 해야 하는 전신마취가 아니라 간단한 수면마취로 타비 시술을 진행하게 되면서 평균 시술 시간도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절반가까이 줄어 환자 부담이 적어졌다. 

최근에는 95% 이상의 환자를 수면마취로 타비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2019년 한 해 동안 170건 이상 타비 시술을 시행하는 등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진행한 모든 타비시술의 30%를 시행하면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박덕우 심장내과 교수는 "타비 시술은 심장시술 중 가장 고위험·고난도지만 병원 심장병원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령의 환자들에게 간단한 수면마취로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전신마취에 비해 회복이 훨씬 빠르며 환자들도 시술 당일 식사가 가능하고 3일째에 퇴원할 수 있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도 환자들의 삶의 질을 고려해 최선의 치료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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