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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타격에 수가협상 결렬까지...엎친 데 덮친 의료계최저치 인상률 제시에 손실보상 반영 기대감에 찬물...코로나19 2차 대유행 대비에도 악영향

[라포르시안] 내년도 요양급여비용(환산지수) 계약을 위한 건강보험공단과 의료공급자단체 간 협상이 지난 2일 종료됐다. 올해 협상에서는 7개 공급자 유형 중 3개 유형만 협상타결이 이뤄졌다. 협상이 결렬된 4개 유형은 앞으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수가인상률을 결정하는 절차가 남았기에 수가결정 절차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올해 수가협상은 국가적인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 최일선에 있는 의료기관이 환자감소 등으로 입은 타격이 큰 데, 이를 수가인상률에 반영할 지 여부가 주요 관심사였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손실보상분 반영은 없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내년도 수가인상률(평균 1.99%)은 올해(2.29%)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정해졌다. 손실보상이 아니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수가인상률 결정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결정하는 수가인상에 반영할 '추가소요재정(밴딩 폭)' 규모이다. 작년 수가협상 때 제시된 최종 추가소요재정은 1조478억원이었다. 올해 수가협상에서 제시된 추가소요재정은 9,416억원 규모로, 작년보다 1,000억원 가까이 축소됐다. 

올해보다 줄어든 밴딩폭 아래서 이뤄진 수가협상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공급자단체 쪽 주장은 무의미한 셈이었다.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 간 수가협상에서 유형별 인상률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바로 요양기관종별 진료비 증가율이다. 건보공단은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요양기관종별 진료비 증가율을 감안해 7개 유형별 수가인상률 순위를 정한다. 진료비 증가율이 낮은 유형일수록 수가인상률 순위가 높아진다.

올해 수가협상에서 조산원과 보건기관을 제외한 주요 5개 유형 중 인상률 순위 1위는 약국이었고, 다음으로 한방, 병원, 의원, 치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건강보험 주요통계' 자료를 보면 요양기관 종별로 2018년 대비 2019년도 급여비 증감률은 종합병원급 10.9%, 병원급 7.2%. 의원급 10.0%, 치과병의원 19.2%(치과병원 22.7%), 한의원 8.8%(한방병원 0.8%), 약국 6.1%였다.

이런 점이 반영돼 올해 수가협상에서 인상률 1~2순위였던 약국과 한방 쪽 유형이 각각 3,3%와 2.9%로 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다.

반면 병원과 의원, 치과 쪽 유형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이 높아진 게 수가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치과는 2018년 7월부터 65세 이상 임플란트 시술시 본인부담률은 50%에서 30%로 인하한 정책의 영향과 12세 이하 광중합형복합레진 급여화 등으로 급여비 증가 폭이 더 커지면서 인상률 순위가 가장 낮았다.

치과와 병원, 의원급은 높은 진료비 증가율과 전년도 대비 축소된 수가인상을 위한 추가소요재정 규모로 인해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 결렬을 맞았다.

2021년도 유형별 인상률 및 추가 소요재정(단위 : %, 억 원), ( ) 수치는 수가 협상에서 건보공단이 제시한 최종 수치.

"방역 최일선 의료계에 찬물 끼얹은 꼴"

의료수가 산출이 단순히 환산지수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인상률이 다는 아니다.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율 등을 대입하는 복잡한 수가 산출구조를 감안하면 환산지수만으로 진료수가 수준을 모두 판단할 수는 없다.

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은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건강보험 재정상황, 가입자 보험료 부담능력, 진료비 증가율 등을 고려해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제시한 추가소요재정 범위 내에서 협상을 벌였다"고 강조했다. 

공급자단체 입장에선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해 적절한 환산지수 인상 이라는 정책적 배려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로 보험료 인상을 부담스러워하는 가입자단체의 우려도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가협상 결렬과 그에 따른 의료공급자단체들의 반발이 코로나19 방역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일 수가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을 내고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감염 확산의 저지와 예방 그리고 환자의 치료를 위해 헌신적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의료인이 더 이상 실망하고 상처받지 않도록, 다시 다가올 감염병 유행과의 기약없는 긴 싸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이 도출되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코로나19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의 수가협상은 그 어느 때보다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수가 협상 결렬에 대한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힘과 동시에 정부가 적정수가 보장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물론 의료계와의 상호 존중과 협력을 통해 국가적 감염병 위기 극복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병원계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협회 협상단 관계자는 "올해 협상에서 추가소요재정 규모가 전년 대비 1,000억원 규모나 감소했다"며 "의료계가 코로나19 방역에 헌신적으로 대응하고 환자감소로 인한 경영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소요재정 감소는 의협과 병협을 허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손실보상 방안도 원활하지 않고 국민안심병원과 선별진료소 운영 등에 참여한 의료기관마다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공급자들에게 매우 상징적인 수가협상마저 역대 최저치에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건 향후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왔을때 또다시 방역 최일선에 나서야 할 의료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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