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등의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데 비해 여전히 일반인들의 질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특히 일반인의 낮은 인지도로 환자들이 질환을 말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정서적 불안감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장연구학회(회장 김주성)는 세계 염증성장질환의 날을 맞아 일반인들의 질환 인지도 제고와 동시에 환자들이 질환에 대해 보다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학회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내 염증성장질환의 현황 분석과 더불어 일반인 741명과 환자 4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염증성장질환 인식 및 환자들의 치료 환경 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염증성장질환은 장관 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을 비롯한 다양한 영향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염증성장질환 발생률과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는 2010년 대비 2019년 10년 사이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질환 별로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10년 2만8,162명에서 2019년에는 4만6,681명으로 10년 사이 약 1.7배 증가율을 보였고, 크론병은 같은 기간 1만2,234명에서 2만4,133명으로 약 2배 증가세를 보였다.

이미지 제공: 대한장연구학회
이미지 제공: 대한장연구학회

학회가 일반인 741명을 대상으로 염증성장질환의 인식 정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질환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이 중 26%에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염증성장질환에 대해 설명 후 이어진 조사에서 환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28%는 일상 생활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12%(92명)에서는 지속적인 치료를 받지 않아도 일상 생활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19%(140명)는 염증성장질환의 치료와 일상 생활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모르겠다고 답했다. 

염증성장질환은 생리 현상과 관계된 질환의 특성상 환자들의 정서적 부담감이 크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 355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자 16.7%가 정신사회학적 도움이 필요한 정도의 불안감을, 20.6%가 우울감을 호소했다. 특히 중증질환자는 경증질환자에 비해 업무생산성 및 활동력 상실을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장질환자는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2010~2019년)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의 연간 요양급여비용총액은 5.4배, 보험자부담금은 5.5배 늘었다. 

염증성장질환의 치료제인 생물학제제는 손상된 장 점막의 회복을 돕고 염증을 줄여 수술 가능성을 낮추는 데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어 수년간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06~2015년 건강보험청구데이터를 기반한 염증성장질환 의료비용 연구결과에서도 생물학제제인 항TNF제제 사용이 전체 의료비용 대비 크론병은 68.8%, 궤양성 대장염은 48.8% 등 대부분을 차지해 의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염증성장질환 환자 44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환자의 70%가 질환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만 있다면 치료나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질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문의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4명 정도만이 인간관계에서 일상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8%에서는 가족 외에는 알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직장이나 학교에 투병 사실을 알리지 못해 치료를 하지 못한 응답 비율도  12%에 달했다. 환자의 절반 정도가 치료를 위해 휴가를 쓰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한다고 응답했다.

주변에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사회적 인식의 부족’이 가장 많았다. 혹은 주변에 질환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지나친 배려로 주요 업무에서 배제를 받는 등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는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다분했다.

김주성 회장은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질환을 학교나 회사에 알리는 순간 단순히 평소에 자기 관리를 하지 않아 질환에 걸린 사람으로 낙인 되어 오히려 업무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이 질환은 정기적인 관리만 동반되면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므로 사회전반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질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환자들 스스로도 질환에 대한 사회적 질환 인지도를 변화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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