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 동아시아인 43만명 대상 유전체연구 주도...맞춤형 정밀의료 활용

한국인유전체칩 제품 사진. 한번에 96개 샘플 분석이 가능하다. 사진 제공: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인유전체칩 제품 사진. 한번에 96개 샘플 분석이 가능하다. 사진 제공: 국립보건연구원

[라포르시안] 동아시아인 당뇨병의 유전적 원인이 밝혀졌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61개 신규 유전요인을 발굴해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5월 호에 실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싱가포르 국립대학, 일본 이화학연구소 등이 주도해 동아시아 3개국 중심 약 43만명의 유전체정보를 분석해 발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 약 9만 8,000명, 중국 9만 6,000명, 일본 약 19만명이다. 

연구대상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인 대상 연구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국립건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유전체 연구는 약 80%가 서양인 중심으로 수행됐다. 이 때문에 동아시아인에 적용하면 당뇨병 등 질병 예측의 정확도가 50% 수준까지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유전체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연구 결과 동아시아인 당뇨와 관련된 61개의 유전요인을 새롭게 발굴했으며, 특히 알데히드 분해요소2(ALDH2) 유전자는 남성 특이적으로 당뇨병에 영향을 줬다. 

알데히드 분해요소2는 신체의 알코올 신진대사에 관련돼 있으며, 알코올(술)의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이다.

ALDH2는 알코올 분해효소로 남성에서 빈도가 높은 음주 등 생활습관과 상호작용해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발굴된 신규 61개 유전자 주요 기능
발굴된 신규 61개 유전자 주요 기능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가 미래의학인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기반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고위험자 조기 발견에 효과가 나타났다. 이 결과를 국립보건연구원이 보유한 인구집단 코호트 약 10만 명에 적용했을 때 유전적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상위 5% 고위험자는 나머지 일반인에 비해 당뇨 발병위험이 약 3배 높은 것을 확인했다.

유전정보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게 되는 개인의 고유한 질병 위험인자이므로,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는 40대 이전에 유전정보를 이용해 당뇨병 고위험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또 유전적 고위험자는 조기 발견을 통해 생활습관 중재 등 맞춤형 치료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에서 2015년도 자체 개발한 한국인유전체칩과, 2001년부터 수집한 대규모의 코호트 기반 인체자원을 활용했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부터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의 하나로 한국인유전체칩 개발과 유전체정보 생산을 위해 국립보건연구원에 연간 15~20억을 지원하고 있다.

개발된 한국인유전체칩을 이용해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보관된 약 18만명의 인체자원 대상으로 유전체정보를 생산했다. 이 정보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을 통해 국내 연구자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권준욱 원장은 "이번에 국립보건연구원이 주도적으로 분석한 동아시아인 대상 당뇨병 유전체연구 성과는 국내 유전체연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아울러 그 학술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