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정(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라포르시안] 가와사키병은 전신적으로 오는 급성 열성 혈관염이다. 1962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소아에게서 가장 흔한 후천성 심장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 등 동양인에서 많이 나타난다. 치료받지 않으면 약 20%에서, 치료받는 경우 약 5% 정도가 관상동맥 합병증이 발생하고 심근 경색증 또는 급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로 5세 이하의 남자아이에게 잘 생기고, 2~3% 정도의 재발률을 보인다.

가와사키병의 주요 증상은 ①5일 이상 계속되는 발열 ②손발의 홍반과 부종 ③다양한 모양의 발진 ④양측 안구 결막의 충혈 ⑤입술의 홍조와 균열 및 딸기 모양의 혀 ⑥경부 림프절 종창 등이다.

주 증상 중 ①번과 나머지 5가지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함께 있으면 가와사키병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형적인 진단기준에 맞지 않고 증상이 2~3개 정도만 발현되는 소위 ‘불완전’ 가와사키병 출현이 증가하고 있다. 회복기에 손, 발가락 끝이 벗겨지는 특징이 있으며, 이외에도 간염, 복통, 설사, 관절염을 보이기도 한다. 가와사키병이 있는 아이는 보채고 잘 못 먹고 걷지 않으려 하며 BCG 접종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기도 한다. 해열제와 항생제 치료를 해도 열이 잘 내려가지 않으며, 오랜 발열로 관상동맥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가와사키병은 진단을 위한 특별한 검사는 없으며 주 증상으로 진단한다. 대부분은 입원하여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심초음파와 심전도를 시행한다. 심초음파 검사는 가와사키병 진단 시와 발병 1~2주 이내에 시행해 관상동맥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발병 6~8주에도 반복 검사를 해야 한다.

가와사키병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으나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소아가 아직 잘 모르는 병원체에 감염되었을 때 발생하는 면역학적인 이상으로 추정된다.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받으면 입원해 수액과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고 항염제로 고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열이 내려도 관상동맥 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퇴원 후에도 하루 1회 저용량 아스피린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심초음파 검사가 정상이라면 두 달 정도 약물 복용으로 치료를 마친다. 다만 관상동맥류가 있으면 관상동맥의 병변이 정상화될 때까지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가와사키병은 관상동맥으로 인한 변화가 없다면 다른 전신증상은 완치가 된다. 병을 앓은 후 6~8주까지 관상동맥 병변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심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다시 해보고 이상이 없으면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한다. 간혹 나중에 관상동맥 이상이 발견될 수 있으니 1년 후에 심초음파 검사로 추적 관찰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가와사키병으로 인한 관상동맥에 꽈리 같은 동맥류가 생기거나 협착이 의심되면 심근스캔 같은 핵의학 검사나 관상동맥 조영술이 필요하다. 거대 동맥류가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서 심근경색이 올 가능성이 있어 아스피린과 와파린 등 병합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혈전이 생기면 혈전용해제 투여가 필요하다. 관상동맥 협착이 심해져 완전폐쇄가 되면 관상동맥 우회술의 흉부외과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관상동맥이 약간 늘어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 경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이 정상으로 회복되므로 그때까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한다.

가와사키병 치료를 위해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은 후 MMR(홍역, 볼거리, 풍진)과 수두 예방접종 등 생백신은 11개월 정도 미뤄야 한다. 면역글로불린 주사의 항체 성분이 생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예방접종은 일정대로 시행해도 상관없다.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지 않고 치료한 경우는 예방접종을 미룰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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