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활동의사 증가율 고려하지 않아...지역별 의료자원 수급 불균형이 문제"

[라포르시안] 의료계에서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정치적인 구호일 뿐이며 사실과는 다르다는 반박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박정훈, 이정찬 연구원은 '이슈브리핑'을 통해 "최근 총선과 맞물려 의대 증설이나 증원 등의 공약이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 사로 인해 의사가 부족하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커졌다"며 "OECD 국가 간 의사 비교의 허점이며, 인구 감소와 활동의사 증가율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의사 수가 부족하기 보다는 지역별 의료격차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의정연은 "우리나라는 의사의 양적 부족이 문제이기 보다 수도권에 대다수 의료기관들이 밀집해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이처럼 지역별 의료격차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설, 장비, 인력 등의 의료자원이 지역별로 불균형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력은 우수한 시설과 장비가 집중된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다. 환자들은 자원과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을 신뢰하고 선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사 부족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하려면 낮은 의료접근성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환자가 원하면 당일 진료가 대체적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그 근거로 '2017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당일 예약환자의 외래 대기시간은 21분에 불과하고 환자들은 10분만 대기해도 참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초진 진료를 위한 환자 대기시간이 2017년 기준 약 24.1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도전문의 수에 전공의 정원을 책정하는 전공의 책정 방식도 전근대적이고 무분별하다고 비판했다.

의정연은 "이러한 무분별한 전공의 수급정책은 전문의의 고용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 전문의가 돼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때 본인의 전공과목이 아닌 다른 의료행위를 수행하게 하는 괴리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수요에 맞춘 전문인력 양성과 의사인력 관리를 위한 전문조직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의정연은 "영국은 수술 건수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병원은 전문 인력 양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수련병원의 의학교육 질을 담보한다"며 "선진국처럼 전공의 수급정책을 의료정책의 중요한 기초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선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인력 관리를 위한 전문조직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몇몇 중앙 공무원이 보건의료인력을 관리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의료인력 수급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전문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공공의료기관의 역량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의정연은 "전문조직 구성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지금처럼 불필요한 외부개입이 발생할 경우 의사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이로 인해 우리사회는 여러 부작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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