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사 기술 발전으로 정기검진 통한 조기 발견이 핵심

지난달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19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여성 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2017년 전체 여성암의 20.2%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도 유방암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로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유방암이 급증하는 것에 비해 2018년 기준 유방암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10만 명당 6.0명으로 최하위에 속했으며 사망률 최상위 국가인 몬테네그로(22.6명), 싱가폴(18.5명), 크로아티아(18.2명)에 비하면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한국의 건강검진의 실천율이 높고, 이로 인한 조기 진단 비율이 상승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한국의 유방암 사망률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발달로 유방 조직 검사 간단해져… 유방 훼손에 대한 두려움 줄어

실제 국내 유방암 병기별 분포 추이에서 0기 또는 1기의 환자 비율이 2002년 38.1%였으나 2010년에는 51.9%, 2017년에는 60.5%까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조기 유방암 환자로 드러난 것은 병이 더 이상 악화되기 전 악성 종양을 빠르게 발견한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유방검진의 생활화가 사망률을 낮추는데 기여했다고 추정된다. 아울러 한국유방암학회는 한국인의 유방암 특성에 맞는 표준화된 치료법을 유방암 환자들에 적극적으로 적용한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유방암 검진에서 유방초음파나 X선 촬영으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 조직검사를 위해 유방을 절개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미세 바늘로 조직을 채취ᆞ검사가 가능한 진공흡인 유방생검술과 같은 기술이 발전했다. 진공흡인 유방생검술은 시술 시간도 30분 정도로 짧을 뿐 아니라 최소 침습적 방법으로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아 여성들의 유방암 진단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진공흡인유방생검술 기기를 처음으로 개발한 스티브 파커 박사가 맘모톰 이후 10여 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내놓은 바드社의 엔코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시술 정확도를 높였다.

기기 자체도 더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지만 시술에 쓰이는 바늘도 단단하고 치밀한 한국인의 유방에 삽입될 때 저항 없이 부드럽게 삽입되도록 디자인돼 유방암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사망률을 낮추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방암, 조기 진단 중요, 16세부터 발병 가능해 정기 검진 필수

유방암 환자는 40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국내 유방암 발병 최소 나이가 16세, 최고령 나이가 99세에 이를 정도로 전 연령대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 및 관리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 건강을 자가 진단할 때에는 유두에 분비물이 있는지, 함몰된 곳이 있는지, 유방의 피부가 두꺼워지지는 않았는지 위주로 관찰하는 것이 권장되며 기본적으로는 거울 앞에 서서 관찰하되 앉거나 서있을 때와 누워서도 유방을 만져보며 체크해야 한다.

유방암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매년 정기 검진을 통해 병기가 많이 진행되기 전 진단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 할 수 있다.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알기 어렵지만, 멍울이 나타나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이므로 틈틈이 유방 및 겨드랑이 등 주변까지 덩어리가 만져지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신사역 비아이오그린몰의원 이지은 원장(유방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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