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에크모 시스템.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에크모 시스템.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라포르시안]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 ECMO)는 몸 밖에서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후 그 혈액을 다시 환자의 체내에 넣어주는 기기를 말한다. 체외막을 통해 산소를 공급해주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주는 폐와 심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로 중증의 심부전증, 폐부전증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국내 기준으로는 약 350여대의 에크모가 환자치료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장비 및 재료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자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비용 부담이 있어왔다.

에크모의 국산화를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이 장비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지난 10월 최종적으로 국산 에크모 시스템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기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승인’을 획득해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에크모가 2019년 12월 13일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에 첫 적용돼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산 에크모를 적용한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교량치료를 받았으며, 2020년 1월 3일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팀의 집도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또한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이번 개발은 전체 에크모 시스템을 구성하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 중에서 산화기와 캐뉼라를 제외한 기기가 국내 개발품으로 구성됨에 따라 약 70% 정도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향후 산화기의 국산화 개발에 대한 후속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 95% 정도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동연구자인 서울의대 김희찬 교수는 “ECMO 시스템의 제조생산 및 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친 후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 병원에서 임상 치료에 적용하는 사례를 늘려가는 한편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