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완치 후에도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희망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표면항원이 사라지면 항바이러스치료를 더 안 받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서울대병원은 내과 이정훈 교수와 김민석 임상강사 연구팀이 혈청 표면항원이 사라진 B형간염 환자는 항바이러스치료를 중단해도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내 16개 대학병원의 공동연구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항바이러스제를 오랫동안 복용해서 혈액 내 표면항원이 사라진 환자 276명을 분석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유지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안전성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표면항원 재전환 빈도, B형간염 바이러스 DNA 재검출, 간암 발생위험 등을 직접적으로 비교한 결과, 두 환자군 간 차이가 없었다. 즉, 표면항원이 소실됐다면 항바이러스치료를 중단해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만성 B형간염 항바이러스치료 종료시점을 결정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 유럽, 국내 진료지침에 따르면 표면항원 소실 후 항바이러스치료 중단을 권장하지만, 그 근거를 명확하게 입증한 연구는 없었다. 표면항원이 소실되는 사례가 워낙 드물어 충분한 표본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연구는 국내 16개 병원의 협조로 많은 표본 환자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항바이러스치료를 유지한 사람과 중단한 사람을 비교한 최초의 연구이다. 이는 만성 B형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치료 종료의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훈 교수는 "기존에는 치료 종료시점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고, 항바이러스제를 장기간 복용한 환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 종료시점을 명확히 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항바이러스 치료 중인 만성 B형간염 환자 중에 혈청에서 표면항원이 검출되지 않으면 항바이러스 약제를 중단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다만 간암이 있거나, 간기능이 나쁜 간경화는 제외된다. 

제 1저자인 김민석 임상강사는 "세계적으로 증명이 필요하지만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던 문제였다. 국내 여러 기관이 힘을 합쳐 해결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국 소화기학회지(Gut)' 3월 2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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