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급감으로 진료수입 줄면서 경영난 심각..."언제까지 이렇게 버텨야 할지"

[라포르시안]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환자 발길이 뚝 끊겼다. 절반이상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어디다 대고 하소연할 곳도 없다. 식당 같은 곳은 아예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급감하고 있다. 

개원가에서는 환자가 없다고 아우성이고, 대형병원에서도 예약 부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P의원을 운영하는 K원장은 지난 2일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평소보다 30~40%가량 환자가 줄었다. 그나마 약을 꼬박꼬박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자들이 있어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K원장은 "수입이 줄었다고 임대료 등 고정 지출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 힘이 든다"며 "직원들 월급을 미루고 임대료를 조금 깎아달라고 떼를 쓸 수도 없다. 인근의 다른 의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유행이 언제 꺾일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감염 확산이 4월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일 0시 기준으로 4,212명으로 늘었고, 현재 검사를 진행 중인 사람도 3만3799명에 달해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대구와 경북, 경남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됐던 환자 발생 양상도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충남 아산에서 L의원을 개업하고 있는 J원장은 "코로나19 유행 초기만 하더라도 내원 환자수가 10~20% 줄었는데, 지금은 50% 넘게 빠졌다"며 "이런 현상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니 안달복달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그냥 편안하게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만 어렵다면 어디 가서 하소연이라도 할 텐데, 모두 다 힘든 상황이니 말도 못 꺼낸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대형병원들도 외래환자 진료가 크게 줄었다. 선별진료소와 국가지정격리치료병상을 운영 중인 곳은 더 심하다. 

예약부도율이 20%를 넘긴 곳도 있다. 평소 예약부도율이 8~9% 안팎인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중증환자와 고령 만성질환자들이다. 

C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해 환자가 40~50% 가량 줄어든 것 같다"며 "문제는 정기적인 검사와 상담, 꾸준한 약물 복용이 필요한 환자들조차 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환자들이 코로나19가 무서워 병원에 오지 않는다면 계속 병원 키우는 셈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세정 등을 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으니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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