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서울병원 유병욱 교수

유병욱 교수.
유병욱 교수.

[라포르시안] 한 대학병원 소속 의사가 비행기에서 발생한 응급환자 닥터콜에 신속하게 나서 귀중한 목숨을 구했다. 이 의사가 닥터콜을 듣고 달려나가 응급환자 목숨을 구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기내 응급상황 발생시 의사가 닥터콜에 응했다가 혹시라도 환자 상태가 잘못됐을 경우 의료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에 선뜻 나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의사라 하더라도 환자의 증상이나 기저질환이 자신의 전문 진료과가 아닐 경우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또 기내에 비치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가 제한적이란 상황을 고려하면 의사로서 높은 사명감 없이는 닥터콜에 응하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관련 기사: 고도 1만미터, 다급한 ‘닥터콜’ 기내방송…당신이 의사라면?>  

12일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가 지난 5일 한국에서 파라과이로 이동하는 비행기에서 호흡곤란을 쓰러진 50대 중년여성에게 응급조치를 취해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유 교수는 지난 5일 아침 파라과이 지역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코이카(KOICA) 사업을 위해 비행기(델타항공)에 올랐다.

비행 중 기내에 위급한 환자가 있다는 방송을 듣고 환자에게 달려간 유병욱 교수는 화장실 앞에 호흡곤란으로 쓰러져있는 중년 여성을 발견했다. 

유 교수는 신속하게 여성의 기도를 확보하고 활력징후를 확인했다. 당시 이 여성의 맥박은 약했지만 혈압은 정상이었다. 환자에게 이온음료를 투여하고 산소마스크를 씌어 산소를 공급하자 의식을 되찾았다.

유 교수는 비행기가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환자 상태를 수시로 관찰했다.

지난 7일 이 여성은 유병욱 교수에게 e메일로 “당신의 프로답고 따뜻한 보살핌이 나를 안심시키고 자신감을 얻는데 도움을 주었다”며 “나를 돌봐주고 내 목숨을 구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유병욱 교수는 “의료원에서 국제보건사업을 총괄하다보니 출장이 잦은 편이고, 언제든 기내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주저하지 않고 소중한 생명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병욱 교수는 지난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도 비행기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에게 신속히 대처해 목숨을 구한 바 있다.

작년에는 캄보디아행 비행기에서 호흡정지로 의식을 잃은 환자가 발생하자 당시 코이카 업무로 동행한 동료 의료진과 함께 응급조치를 취해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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