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사태 장기화로 손실 커져..."복지부, 의료기관 피해보상에 미온적" 비난

평일인데도 휴일처럼 텅 빈 광주광역시 한 병원의 환자 대기실 모습.
평일인데도 휴일처럼 텅 빈 광주광역시 한 병원의 환자 대기실 모습.

[라포르시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의료기관 내원객도 크게 줄면서 동네 병의원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확진 환자가 나오거나 의심 환자가 다녀간 병원은 나중에 정부 보상을 받는다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인근 병원들은 당장에 직원들 급여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 중소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A원장은 지난 11일 라포르시안과 통화에서 "수일째 환자 대기실이 텅텅 비었있다. 바로 옆 병원에서 환자가 나온 뒤 그렇게 됐다"면서 "환자가 평소의 10분의 1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A원장은 "당장에 며칠 후면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하는데, 그것 마저도 버거운 상황이다. 정부에서 피해 보상을 해준다고 하는데,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충남 천안에서 개인 의원을 운영하는 B원장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B원장은 "환자가 40% 가량 줄어든 것 같다. 우리 병원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환자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시기적으로 2월이면 환자가 줄어드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까지 겹치면서 아예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면서 "정부 보상은 둘째 치고 마스크도 없다. 마스크라도 구해달라고 요구했는데 묵묵부답이고, 대체 어쩌란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에서 재활의학과를 운영하는 C원장도 "다른 병원보다 사정은 나은 편이이라고 하지만 환자가 절반 가량 줄었다"면서 "인근 병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빨리 신종 코로나 유행이 종료되기를 바랄 뿐 뽀족한 대책은 없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동네병의원들의 사정을 알고 있으며, 정부에 적극적으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환자가 발생했거나 다녀간 곳은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11일 복지부와 실무협의체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피해 의료기관을 적극 보상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복지부는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더라"면서 "'보상하겠다'는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낸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하는데, 민간의료기관은 고민이 산더미인데 어떻게 환자를 보라는 말이냐"고 성토했다. 

환자 진료에 필수적인 마스크도 턱없이 부족하다.

방 부회장은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방역 마스크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며 "N95 마스크는 의료진에게 가장 먼저 지급해야 함에도 정부는 책임 있는 답변을 못하고 있다. 지금 상황이 참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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