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진·송영숙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 노조활동 자유 보장 등 합의

지난 11일 대구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사적조정회의에서 김태년 영남대의료원장(사진 앞줄 오른쪽)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사진 앞줄 왼쪽)이 해고자 복직과 노사관계 정상화 내용을 담은 조성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지난 11일 대구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사적조정회의에서 김태년 영남대의료원장(사진 앞줄 오른쪽)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사진 앞줄 왼쪽)이 해고자 복직과 노사관계 정상화 내용을 담은 조성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영남대의료원 노사가 해고자 복지과 노사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면 작년 여름부터 시작해 7개월이 넘게 이어온 병원 옥상 고공농성과 노조의 투쟁으로 이뤄낸 성과다. 

12일 전국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7시 대구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사적조정회의에서 영남대의료원 노사 양측은 ▲박문진, 송영숙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 ▲노조활동의 자유 보장 및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사 상호 노력 ▲민형사상 문책 금지 및 법적 분쟁 취하 등이 포함된 조정서를 수락했다.

앞서 영남대의료원은 지난 2006년 임단협 기간 중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였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 10명을 해고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노조 파괴' 컨설팅으로 악명이 높았던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을 통해 교섭 해태, 파업 유도, 모든 조합 활동을 불법 행위로 매도하고 고소·고발과 조합원 징계, 손배 가압류, 일방적인 교섭 종료 등 다양한 행태의 노조 탄압을 벌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950여 명에 달하던 조합원이 불과 5년여 만에 80명 미만으로 줄었다.

당시 해고된 영남대의료원지부 간부 10명은 병원을 상대로 해고무효소송을 벌였고, 이들 가운데 7명은 지난 2010년 대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로 인정받아 복직했다. 나머지 3명은 해고무효소송에서 패소해 13년째 '복직 투쟁'을 이어왔다.

특히 해고노동자인 박문진 영남대의료원지부 조합원(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작년 7월 1일부터 노조탄압 진상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병원 옥상에서 226일간의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와 함께 조합원들의 피켓시위, 선전전, 투쟁문화제, 집회, 도보행진 등 다양한 투쟁이 전개됐고 사적조정과 교섭, 면담 등 해법 마련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도 지난 1월 9일부터 병원 로비에서 단식투쟁에 들어가며 지역 시민사회 및 노동계와 연대투쟁을 전개했다.

지난 2019년 7월 1일 새벽부터 영남대병원 옥상에서 해고노동자인 박문진 영남대의료원지부 조합원(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 노조탄압 진상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송영숙 부지부장은 건강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변의 설득으로 107일 만인 지난해 10월 15일 농성을 해제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지난 2019년 7월 1일 새벽부터 영남대병원 옥상에서 해고노동자인 박문진 영남대의료원지부 조합원(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 노조탄압 진상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송영숙 부지부장은 건강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변의 설득으로 107일 만인 지난해 10월 15일 농성을 해제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 노사가 해고자 복직과 노사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의료원 본관 74m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여온 박문진 지도위원도 오늘(12일)자로 농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여름 폭염과 장마, 태풍, 겨울의 강추위와 칼바람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227일만에 땅을 밟게 되는 것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노사 모두의 결단으로 14년간 지속된 아픈 과거를 딛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김진경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해고자 복직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사 모두의 마음이 모아졌고 전국의 많은 분들의 관심과 피땀이 모아져 해결됐다”며 “노사관계 발전과 병원 발전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나가자”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복직과 노사관계 정상화투쟁이 타결될 수 있었던 것은 보건의료노조의 산별투쟁과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의 헌신적인 연대투쟁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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