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말라리아 치료제 1차적으로 권고..."일본 크루즈선, 공기감염 단정 못해"

[라포르시안]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 투여 권고사항이 곧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환자 치료 병원 의료진과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임상TF'는 11일 오전 공식 브리핑을 열고 지난 10일 TF 컨퍼런스를 통해 논의한 사항을 발표했다.

앞서 열린 TF 컨퍼런스에서는 환자별 항바이러스제 사용기준에 대한 권고사항, 완치 후 퇴원기준, 공기감염 우려 등의 사항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임상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사진)은 브리핑을 통해 "중앙임상TF에서는 항바이러스제 치료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고 있고, 수일 내에 TF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TF에서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을 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 치료에서 1차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약물은 Kaletra(AIDS 치료 약제), Chloroquine 또는 Hydroxychloroquine(말라리아 약제) 등이다. 이밖에 리바비린, 인터페론 등의 치료제도 언급되고 있다.

방지환 팀장은 "항바이러스 사용기준을 논의하면서 일차적으로 고려하는 약물은 에이즈와 말라리아 치료제"라며 "메르스 때도 리바비린이나 인터페론을 투여한 적이 있지만 이들 약물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많은 약물로 1차적으로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인 길리어드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개발한 '렘데시비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방 팀장은 "렘데시비르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재고부족 문제 때문에 국내에서는 당분간 사용할 수 없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3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서 열린 제2차 중앙임상TF 첫 화상회의 모습. 사진 제공: 국립중앙의료원.
지난 2월 3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서 열린 제2차 중앙임상TF 첫 화상회의 모습. 사진 제공: 국립중앙의료원.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항바이러스제 치료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관련 기사: "신종 코로나, 중증도 낮은 질환...中우한, 의료시스템 과부하로 사망자 많아">

방 팀장은 "신종 코로나에 걸린 젊고 건강한 환자는 특별한 치료없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환자는 중증으로 악화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항바이러제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기감염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방 팀장은 "호흡기 감염 전파는 크게 비말 전파와 공기 전파(비말핵 전파)로 나뉘지만, 이 두가지 기전이 명백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호흡기 감염증에서 공기 전파의 가능성은 항상 논란이 되고 있다"며 "입자의 크기와 함께 바람의 방향, 바이러스의 밀도, 바이러스가 환경 중에서 생존하는 시간 등 다양한 인자에 의해 공기 전파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명백히 공기 감염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크루즈선 내에서 130명이 넘는 대규모 환자가 발생하면서 공기감염 가능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중앙임상TF의 의견이다.

중앙임상TF 논의에서 일본 크루즈선에서 대량의 환자가 발견된 것은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 있으면서 직접 또는 간접 접촉에 의한 전파, 비말에 의한 전파도 상당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이 사례만을 가지고 공기 전파를 단정할 수는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방 팀장은 "현재까지 공기 전파가 일어나는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감염병은 홍역, 결핵, 두창, 수두 등 4가지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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