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SCL(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은 최근 조직병리 검사를 위해 제작하는 모든 슬라이드에 바코드를 부착해 관리하는 '바코드 추적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직병리 검사는 질병이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을 떼어 슬라이드로 만든 후 광학 현미경으로 판독, 질병에 대한 최종 진단을 내리는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다. 특히 환자의 조직으로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과정은 자동화 도입이 어려워 현재까지 검사자의 수작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SCL은 "이런 과정에서 검체가 뒤바뀌거나 분실되는 등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바코드 시스템을 구축해 검사의 질 관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암 진단이 이루어지는 조직병리 검사의 특성상 서로 다른 환자의 조직 샘플이 뒤바뀌는 오류가 발생할 경우 대형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병리학회(CAP)가 2011년 136개 검사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검체가 바뀌는 오류 건은 전체 0.1% 정도이다. 2017년 캐나다 연구자들이 조직병리검사 972건을 대상으로 분자병리적 방법으로 동일인 여부를 확인한 연구에서도 1건의 비동일 결과가 나온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는 다른 환자와 조직 샘플이 바뀌어 유방암이 없는 환자의 유방을 절제해 병원의 손해배상과 함께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처벌을 받는 등 의료사고가 발생했었다. 

권귀영 SCL 병리과 원장은 "바코드 추적 시스템은 검체 뒤바뀜 같은 중대 오류도 방지하면서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타 사소한 문제들도 통계화하여 해결할 수 있다"면서 "검사의 전 과정에서 검체를 추적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오류 파악과 동시에 문제 해결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검사의 질 관리 및 환자의 안전성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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