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도 사스·메르스 보다 낮은 편...세대기 짧아 2·3차 감염 확산 빠른 것으로 추정

[라포르시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중증도가 사스나 메르스보다 떨어지지만 전파력은 높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브리핑을 가졌다.

이날 브리핑에서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임상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신종 감염병이 터지면 중증도가 높은 사람 위주로 발견된다"며 "애초 치사율이 4% 정도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도 높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감염병의 전파력을 의미하는 기초감염재생산수(R0)는 한 사람의 감염자가 몇 명을 전염시킬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R0값이 1이면 감염 환자 한사람이 다른 1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이다.

방 팀장은 "R0값이 사스에서는 3정도로 추정되고, 메르스는 원내감염일 경우 4, 원외감염은 0.6정도로 보고 있다"며 "신종 코로라는 R0값이 2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R0값이 사스보다 낮지만 감염환자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로는 '세대기(Generation Time)'가 짧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세대기는 감염 시작 시점으로부터 균 배출이 가장 많아 감염력이 가장 높은 시점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세대기가 짧으면 첫 번째 환자가 2차, 3차 감염 환자를 만들어내는 기간이 짧게 된다.

방 팀장은 "임상전문가들이 토의해본 결과 신종 코로나의 중증도는 사스나 메르스보다 떨어지지지만 세대기가 짧은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감염자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상적인 근거가 확립된 치료제는 없지만 다른 감염병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까지 사람에게 명확한 효과가 증명된 약물은 없지만 중국에서는 에이즈, 말라리아, 에볼라 치료제 등이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감염자 중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규모 감염환자가 갑자기 발생하면서 현지의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게 걸려 중증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오명돈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 우한 지역에서 초기에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이 지역에 환자를 집중치료 할 수 있는 병원이 3개가 있는데, 이들 병원에 중환자 치료병상이 110개 뿐이었다"며 "감염 환자가 밀려들면서 현지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중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의 감염환자가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오 교수는 "중국에서 발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감염환자 통계수치는 기본적으로 (사례정의에 따라)폐렴 증상을 보이는 환자부터 집계한다"며 "(폐렴 증상이 없이)감기처럼 지나가는 환자는 국가통계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망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지난 4일 신종 코로나 관련 구체적인 숫자를 적시한 게 있는데, 중국의 사례정의 규정대로 한 우한지역의 사망률은 4.9%,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3.1%, 전국적으로는 2.1%였다"며 "후베이성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의 사망률은 0.16%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