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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방역 첫걸음은 투명한 정보공개와 적극적 위험소통"한국행정연구원 '재난갈등의 원인과 해법' 보고서...정보공개 할수록 부정적인 정서·불신 감소해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지난 1월 23일 오후 3시 30분에 인천공항검역소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현장을 점검했다. 사진 출처: 보건복지부.

[라포르시안]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보건당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국가적인 차원의 방역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감염병 관련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지나친 공포를 조장하고, 특정 집단을 향해 혐오를 조장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되짚어보면 감염병 방역에 있어서 위험소통의 부재가 '심리적 방역'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행정연구원이 2015년에 발생한 메르스 사례를 분석한 '재난갈등의 원인과 해법'(연구책임자 은재호 선임연구위원) 보고서 내용이 관심을 끈다.

연구진은 2015년 5월부터 2016년 4월까지 12개월간 언론자료와 소셜미디어 등에서 수집한 79만567건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메르스 사태 당시 재난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모색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메르스에 대한 정부와 일반 국민의 인식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 정부의 메르스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적 반응을 추적함으로써 갈등이 증폭되고 완화되는 시점과 기제를 파악했다. 정부의 위험소통에 반응하는 일반 대중의 정서적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감정분석 도구 TIBUZZ SEI 1.0을 이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병 방역에 있어서 첫걸음은 투명한 정보공개와 적극적인 위험소통(risk communication)이다.

메르스 사태 때 대중의 부정적인 정서와 불신이 더 심각했던 대상은 메르스 자체가 아니라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이었다.

당시 메르스 자체에 대한 공포는 발생 18일 이후부터 잦아들기 시작해 30일 이후 중립적 감정을 회복했으나, 정부의 메르스 대응에 대한 감정은 70일이 지나도록 공포·불만·슬픔과 같은 부정 정서에 사로잡혀 있었다. 일반 대중은 감염병의 병리적 특성이나 전파 경로 등의 기술적 요인 보다 정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감염병 관리 주체의 행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정부에 대한 부정 감정은 메르스의 객관적 위험성 정도에 비례하기보다 정보 공개의 불투명성 정도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 초기에 정부는 메르스 감염자를 진료한 병원 명단을 공개하면 큰 혼란과 부정적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초기에 이를 숨겼다.

하지만 빅데이터 분석 결과 감염자 진료 병원 한 곳을 공개하자 불만정서가 감소했고, 전체 병원 명단을 공개하자 공포와 불만 정서가 감소한 반면 만족 정서는 급격히 높아졌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수록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정부 신뢰가 높아지며 대중의 비합리적 반응이 감소한 셈이다.

은재호 선임연구위원은 "위험소통의 실패로 인한 감염병 예방 실패는 비단 한국의 경우만이 아니다. 외국에서도  재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적시 대응에 실패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대중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전달할 경우 공포·두려움과 같은 부정 정서로 인해 비합리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해 정보를 축소·은폐하다가 사전 예방에 실패하는 경향이 자주 있다"고 설명했다.

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감염병 관리당국은 메르스 사태의 교훈에 따라 대중과 소통하며 조기에 감염병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위험소통 체계를 구축했는가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섭 기자  sslee@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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