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 진상조사·해고자 복직 요구하며 6개월 넘게 투쟁...'사적조정'도 의료원서 중재안 거부해 결렬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사태 해결 촉구 무기한 단식 돌입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9일 오전 영남대의료원 로비에서“해고자 복직, 노조활동 정상화 등 영남대의료원이 사태 해결을 위해 조속히 결단할 것”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9일 오전 영남대의료원 로비에서“해고자 복직, 노조활동 정상화 등 영남대의료원이 사태 해결을 위해 조속히 결단할 것”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가 노조탄압 진상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6개월 넘게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좀처럼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1일 영남대의료원 해고 간호사인 보건의료노조 박문진 지도위원과 송영숙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노동조합 기획 탄압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노동조합 원상회복 ▲해고자 원직복직 ▲영남학원 민주화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의료원 본관 70미터 고공에 올랐다. <관련 기사: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2명 옥상서 고공농성...13년째 복직 투쟁>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3개월 넘게 고공농성을 이어오던 송영숙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건강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변의 설득으로 107일 만인 지난해 10월 15일 농성을 해제했다. 이후 박문진 지도위원 혼자서 190일 넘게 고공농성을 이어왔다.

그나마 대구지방노동청의 중재로 사적조정회의가 어렵게 마련됐지만 영남대의료원 측의 조정안 거부로 결렬되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오늘(9일)부터 영남대의료원 로비에서 “해고자 복직, 노조활동 정상화 등 영남대의료원이 사태 해결을 위해 조속히 결단할 것”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이날 오전 영남대의료원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파괴행위는 반 헌법적 행위이며 명확한 범죄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영남대의료원은 사죄는 커녕 불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들이 추천한 조정위원이 제시한 조정안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나 위원장은 "노조파괴 범죄라는 중대한 행위를 저지르고도 국민을 기만하는 영남대의료원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해고자를 복직시키는 그날까지 단식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전국의 7만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과 민주노총과 함께 더 큰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가 법대로 하자고 고공에 올라가야하고, 법을 지키자고 단식을 해야 한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사회”라며 “영남대의료원이 인권이 흐르는 병원, 사람이 사는 진정한 병원으로 거듭 날 것"을 촉구했다.

양 부위원장은 “오는 15일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영남대의료원의 문제를 사회적, 정치적인 쟁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도록 앞장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7월 1일 새벽부터 영남대병원 옥상에서 해고노동자 2명이 노조탄압 진상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들 중 한 명은 건강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변의 설득으로 107일 만인 지난해 10월 15일 농성을 해제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지난 2019년 7월 1일 새벽부터 영남대병원 옥상에서 해고노동자 2명이 노조탄압 진상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들 중 한 명은 건강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변의 설득으로 107일 만인 지난해 10월 15일 농성을 해제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한편 나순자 위원장의 단식농성을 계기로 영남대의료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연대투쟁이 이어질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과 김진경 영남대의료원 지부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하고 지역의 노조 대표자,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연이어 단식 농성에 합류한다. 오는 15일에는 영남대의료원 앞 사거리에서‘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개최된다.

보건의료노조는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이 2019년 여름, 가을, 겨울 세 계절을 지나고 이제 2020년 새해를 맞고 있다"며 "영남대의료원은 불법 노조파괴공작 전문업체인 창조컨설팅에 의해 발생한 해고자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