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노인 우울증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노인 우울증을 사전에 예측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간호대는 김희정 교수팀이 세브란스 헬스IT산업화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지역사회에 거주 중인 독거노인 우울군을 정확히 선별 가능한 알고리즘을 구축했다고 31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해외학술지 의학인터넷연구저널 자매지 '모바일헬스 및 유헬스' 최신호에 실렸다. 

노인 우울증의 경우 노인이 호소하는 주관적인 우울감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하기에는 증상의 비정형적 특성이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 또 우리나라 노인들은 본인이 지각하지 못하거나 혹은 우울 증상을 정확히 보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대상자를 객관적으로 선별하기 힘든 실정이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65세 이상의 재가 독거노인 47명을 대상으로 주간 활동량, 환경적 빛 노출, 수면 패턴 등의 평가요소를 적용해 우울증 정도를 평가했다. 2주간 활동기록기(PRO)를 통해 생체측정 지표를 수집하고, 하루 4번씩 대상자들의 주관적 우울감을 1~10점을 기준으로 측정했다.

조사결과 우울감을 호소한다고 했던 47명의 대상자 중 실제 우울증이 있는 대상자는 18명으로 파악됐고, 우울감을 호소했으나 우울증이 아닌 대상자는 29명으로 나타났다. 

주관적인 우울감만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47명 독거노인 모두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지만 객관적인 분석 결과, 18명만 우울군으로 식별됐다. 

우울군에 속한 대상자들의 경우 우울군에 속하지 않은 군에 비해 활동기록기를 통해 측정된 활동 수치가 눈에 띄게 낮았다. 

우울군으로 식별된 집단의 경우 활동량이 90.5를 기록한 반면 비우울군은 67.4로 25.6% 가량 낮게 나타났다. 우울감 없이 좋은 기분을 평가한 생태순간평가에서도 우울군은 5.1점, 비우울군은 6.6점으로 우울군에서 심리적으로 우울감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1회, 1주일 이상의 주관적인 우울점수인 생태순간평가와 함께 생체측정 지표인 주간 평균 활동량, 환경적 빛 노출의 차이(특히 오후 4-8시), 일별 수면의 질 만으로 90% 이상 우울군 선별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활동량과 주간 빛 노출, 수면 패턴 등 활동지표로 그동안 우울 선별을 위한 노인 우울 척도(GDS)나 해밀턴 우울척도 등 임상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우울증 정도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김희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대상자를 객관적으로 선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노인, 특히 독거노인의 정신건강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증상 중심의 개인 맞춤형 중재 프로그램과 지역사회 서비스의 통합과 실무로의 확산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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