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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독거노인 치매 예방·관리 정책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은아(대한신경과의사회 회장)
이은아 대한신경과의사회장.

[라포르시안] 2018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독거노인의 수는 140만 명이었으나, 2035년에는 약 300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독거노인은 저조한 사회활동, 영양 및 건강관리 부족 등으로 인해 일반 노인 대비 치매 발생 위험이 약 3배가량 높다. 이에 따라 독거노인의 치매 문제가 더욱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증가하는 독거노인과 치매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5월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하는 치매예방 및 관리 정책을 내놨다.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이들을 대상으로 치매선별검사를 실시해 지역사회 치매예방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것이 골자다. 또한 이러한 정부혜택을 스스로 찾아가기 어려운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노인돌봄 기본서비스의 생활관리사들이 직접 찾아가 이러한 서비스를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취지와 목표는 좋은 정책이지만, 치매 조기검진 수검율을 늘리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질환의 특성 및 치료방법을 고려한 보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정부와 유사한 시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치매 위험 관리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치매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생활습관적 측면, 사회활동적 측면, 인지활동적 측면 및 의학적 측면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치매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가 아직 부재하기 때문에 예방 단계부터 이러한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방적 차원의 관리가 부족하다면 치매의 위험은 더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WHO가 제안하는 치매 예방 및 관리를 위한 12가지 수칙에는 활발한 신체 활동, 금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 섭취, 인지 중재 훈련, 활발한 사회 활동, 체중 조절, 혈압 관리, 혈당 관리 등이 포함돼 있다. 치매에 걸려도 돌봐줄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 일수록 치매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고, 국가의 치매 정책은 독거노인의 치매 조기검진뿐 아니라 치매의 위험인자 관리 및 예방, 질환 지속 관리까지 살필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

치매는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미 치매에 걸렸다면 현재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본인의 치매 유병을 인지하고 있는 독거노인은 2.1%에 그친다. 심지어 독거노인은 본인이 치매임을 인지하고 있어도 가족과 동거중인 치매 노인 대비 복약 순응도가 평균 20%정도 낮은 점을 고려할 때 더욱 더 보살핌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이다. 독거노인 대상 전수 치매 선별검사 및 생활관리사들이 직접 치매검사 미수검자를 발굴해 치매안심센터의 조기검진 서비스를 안내하는 등의 조기 발견 활동 또한 의미가 있겠으나, 진단 이후 지속적인 약물치료 및 관리까지 이어나갈 수 있어야 진정한 통합적 치매 관리가 가능하다.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함께 사는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의 치매진단은 더더욱 신중하게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치매란 정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세포와 뇌혈관이 손상되어, 고유의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치매를 진단할 때 같이 살고 있는 가족 분들의 면담이 꼭 필요한 이유다. 환자분이 일상생활을 혼자서 잘 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보호자가 있어야 하는데, 독거노인에게는 이런 가족이 없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무료 조기치매검진과 단순한 치매선별검사 만으로는 치매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매약물을 복용하게 하는 데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독거노인의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 이상 생활관리사들이 독거노인을 돌보면서 일상생활 수행 정도를 파악하고 나서, 객관적인 인지기능저하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또한 치매증상이 의심되면 치매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단순한 공장형 치매선별검사는 치매 아닌 치매환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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