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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이상 이어지는 복통, 설사, 혈변이라면? 궤양성대장염 의심

[라포르시안]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정기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주변에서는 아직 나이가 젊으니 대장내시경은 필요 없지 않겠냐고 했지만 최근 몇 개월 간 복통이 잦고, 설사가 이어진 데다가 간혹 혈변도 보곤 해서 혹시나…하는 생각에서였다. 진단 결과, 대장에서 심한 염증과 출혈이 발견됐고, 여러 추가 검사를 해보니 생각지도 못한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병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됐다.

궤양성대장염 환자 증가, 20~30대 젊은 환자도 많아

염증성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을 말하며, 궤양성대장염은 이러한 염증성장질환의 한 종류다. 또 다른 염증성장질환인 크론병과의 차이점은 크론병이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서나 염증이 발병할 수 있는 반면,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 국한돼 염증이 발병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염증은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서 시작돼 점차 안쪽으로 진행되고, 염증 부위가 여기저기 띄엄띄엄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크론병이 궤양성 대장염에 비해 환자가 느끼는 괴로움이 더 심하고, 장기적인 경과와 치료에 대한 반응도 더 나쁜 경우가 많다.

궤양성대장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설사와 혈변이다. 점액이 섞여 나오는 점액변을 보는 경우도 있고 이외에도 대변이 급작스럽게 마려운 급박변, 대변을 보고 나도 시원하지 않은 잔변감, 심한 복통, 구토, 피로,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설사와 혈변은 건강한 사람도 종종 겪을 수 있는 매우 흔한 증상이기 때문에 보통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방치하기 쉬워서 조기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다.

원래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 많이 발생하고, 국내에서는 드물었지만 최근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환자는 약 6만 7천명 정도로 추정되고, 최근 5년 간 33%나 증가했을 정도다. 특히, 20~30대 발병률이 높으므로 젊다고 해서 질환의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궤양성대장염을 진단하기 위한 여러 검사가 있지만 대장내시경이 가장 유용하고 중요한 검사인데, 대장내시경은 흔히 50대 이후 대장암 검진을 위해 하는 검사로 생각해 젊은층에서 받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설사, 복통이 4주 이상 지속되고 혈변이 보일 때는 궤양성대장염을 의심하고 나이가 젊더라도 한번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장암 위험도 10배 높여, 꾸준한 치료와 관리 중요

궤양성대장염은 아직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보통 치료에는 5-아미노살리실산(항염증제), 스테로이드(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조절제, 항생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한다.

이 중 생물학적제제는 가장 최신 치료 방법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 더불어, 증상 완화뿐만 아니라 점막 치유를 유도, 만성 염증으로 인한 장관 손상을 막고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면에서, 최근의 국내외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생물학적제제를 조기 투약하는 것도 권장되고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크론병에 비해 농양이나 누공과 같은 합병증은 적지만 유병기간이나 질병 중증도에 따라 장 출혈, 심한 탈수, 피부 침범, 골 감소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유의해야 할 합병증은 대장암과 독성거대결장이다. 매우 드물게 나타나지만 발생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률이 1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크론병 환자보다도 더 높은 위험도다.

이 같은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궤양성대장염은 만성질환이므로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도 완치된 것이 아니고 언제라도 다시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하고,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현수 교수는 “궤양성대장염이 크론병보다는 아무래도 증상이 다소 덜하고 치료도 잘 되다 보니 환자들이 질환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초기에는 열심히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좋아졌다 싶으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 등이 그 예다”라며 “운이 좋으면 평생 재발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치료를 하지 않는 기간 동안 질환은 더 악화되고 대장암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치료 방법이 발전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만성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는 병이 됐지만 꾸준히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섭 기자  sslee@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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