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하 세브란스병원 교수, 연구결과 발표...130~140mmHg에서 사망률·심혈관질환 사망률 가장 낮아

[라포르시안] 현재 국내 고혈압진료 지침에서 권고되고 있는 목표혈압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배정 임상연구 결과를 토대로 마련된 것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배정 고혈압 임상시험이 없었고, 한국인은 서양인과 다르게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으로 뇌혈관질환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혈압진료지침의 검증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현재 국내 고혈압진료 지침에서 권고되고 있는 목표혈압이 한국인에게 임상적으로 유효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는 지난 5일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최로 열린 '2019년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성과공유 심포지엄'에서 '공단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목표혈압 연구사례'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공단 검진 자료를 활용해 치료를 받은 고혈압 환자에서 사망률, 심혈관질환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혈압구간을 찾은 다음 국내외로 제시되고 있는 목표혈압을 우리나라 데이터에서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건보공단 검진 표본코호트를 이용해 치료를 받은 60세 이상 노인성 고혈압 환자 2만3,523명에서 평균혈압을 수축기혈압 기준 <130mmHG, 130-140mmHg, >140mmHg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축기혈압이 130-140mmHg에 해당되는 사람들의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평균혈압이 <130mmHg인 집단에서 사망률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추가로 낮아지지 않았다.

공단검진 표본코호트를 이용해 기저 심혈관질환이 없이 당뇨병이 동반된 치료를 받은 고혈압 환자 7,926명을 분석해 본 결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뇌졸중의 발생위험이 최소화되는 혈압은 140/80 mmHg 미만이었다.

대다수의 고혈압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1기 고혈압인데, 이들 환자들에서 혈압조절이 사망률이나 심혈관합병증을 낮춘다는 임상적인 증거는 많지 않은 편이다.

박 교수가 공단검진 전수자료를 분석해 기저 심혈관질환이 없고 동반된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 2개 이하인 1기 고혈압 환자 14만8,761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망률이 가장 낮은 혈압구간은 수축기 혈압 120<130mmHg, 이완기 혈압 <80mmHg였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발표된 미국, 유럽 진료지침과 2018년 대한고혈압 진료지침에서 권고되고 있는 목표혈압을 한국인 대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2017년 11월에 수축기 혈압은 140mmHg에서 130mmHg 이상으로, 이완기 혈압은 90mmHg에서 80mmHg 이상으로 변경한 새로운 고혈압 진단기준을 발표했다.

그러나 변경된 고혈압 진단기준을 놓고 미국 내에서 근거자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고혈압 진료지침에 AHA·ACC의 새로운 고혈압 진단기준을 반영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다양한 문헌과 관련 연구자료를 검토한 끝에 국내 고혈압 진단기준을 140/90mmHg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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