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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병원균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라포르시안] 왜 어떤 민족들은 다른 민족들의 정복과 지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왜 원주민들은 유라시아인들에 의해 도태되고 말았는가? 왜 각 대륙들마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차이가 생겨났는가? 인간 사회의 다양한 문명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1998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총, 균, 쇠'는 이런 의문을 명쾌하게 분석한 책이다.

책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진화생물학자로서, 각 대륙의 문명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유가 인종적.민족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요소들 때문이라는 것을 생태지리학, 생태학, 유전학, 병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등을 동원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처럼 총기, 병원균, 쇠를 구세계(유럽)가 신세계(아메리카)를 정복할 수 있었던 강력한 요인으로 해석한다.

200명 남짓한 스페인의 피사로의 군대가 2,000만명에 달하는 잉카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요인도 바로 이 병원균 때문이었다.  아메리카대륙의 원주민들은 유럽인들이 가져온 병원균에 대한 면역체계가 없었던 탓에 천연두, 홍역, 발진티푸스, 인플루엔자에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갔다.

"1540년 에르난도 데 소토는 미국 동남부에 진출한 최초의 유럽인 정복자가 되었다. 당시 그가 지나간 인디언 마을들은 주민들이 유행병으로 전멸하여 이미 2년 전부터 텅 비어 있었다. 그 유행병은 해안에 찾아온 스페인인들에게서 전염된 해안 지방의 인디언들로부터 퍼진 것들이었다. 스페인인들의 세균이 오히려 스페인인들보다 먼저 내륙으로 진출했던 것이다." <'총,균,쇠' 308쪽>

일단 수렵 채집 단계를 넘어서 농경을 하게 된 사회들은 문자와 기술, 정부, 제도뿐만 아니라 사악한 병원균과 강력한 무기들도 개발할 수 있었다. 그러한 사회들은 질병과 무기의 도움으로 다른 민족들을 희생시키며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했다.

지난 500여 년간 유럽인이 자행한 비유럽인 정복은 이러한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들어간 후 질병과 전쟁으로 95%의 원주민이 죽고 만 것이다.

저자는 일단 앞서게 된 유라시아 대륙은 지금도 세계를 경제적, 정치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이 책에서 말한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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