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지원 기피 원인 놓고 다른 의견

오태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사진 왼쪽)과 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장(사진 오른쪽)이 흉부외과 지원기피 현상과 관련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오태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사진 왼쪽)과 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장(사진 오른쪽)이 흉부외과 지원기피 현상과 관련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라포르시안]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와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고질화한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놨다. 

학회는 전공의 지원 기피로 흉부외과가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했다고 주장하지만 의사회는 일자리가 없어 지원 기피 현상이 심화했다는 입장이다. 

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장은 지난 13일 '2019년 추계학술대회'가 열린 서울성모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려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는 반드시 흉부외과 전문의를 고용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현재 관상동맥질환 수술에서 스텐트가 9할이고 심장 수술은 1할에 불과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스텐트 시술을 하더라도 흉부외과 전문의가 백업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면 흉부외과도 살리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심장 스텐트 시술을 할 때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전문의 협진을 의무화하도록 했다가 없던 일이 됐다"며 "국가에서 우리를 도와주려고 했는데 우리 실수로 기회를 놓친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일자리가 없어 요양병원에 가서 일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지인이 대전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3년간 펠로우 생활을 했는데, 교수 자리가 없어서 피눈물을 흘리며 병원을 사직했다고 한다"면서 "나 역시 지금이라도 자리만 있으면 병원에 가서 심장수술을 하고 싶다. 그런데 자리가 없다"고 탄식했다.  

반면 기자간담회 자리에 함께한 오태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은 "지금 흉부외과는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해 있다"며 다른 견해를 밝혔다. 

오 이사장은 "작년에 전공의 33명이 들어와서 2명은 중도탈락하고 31명이 됐다. 20명이 지원하던 과거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오랜 지원 기피 현상으로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빅5 병원을 제외하고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 충원은 물론이고 펠로우도 구하기 어려우니 대부분의 병원은 기존 의료진으로 진료와 수술을 담당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교수가 수술-당직-외래진료로 이어지는 모든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전공의뿐만 아니라 펠로우와 교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오 이사장은 "이렇게 과중한 업무 로딩은 환자의 안전에 문제가 된다. 외국의 경우 당직 다음 날은 쉬도록 하는데 우리는 그런 법적 안전장치가 없다. 사람이 모자라기 때문"이라며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고 진료의 핵심 주체인 교수 요원들이 혹사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전문의들의 업무 로딩과 그로 인해 환자 안전에 미치는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오 이사장은 "흉부외과뿐만 아니라 외과 전체적으로 업무 로딩 실태를 파악하고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전문의특별법'을 만들어야 환자 안전도 담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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