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지원 20% 정상화' 촉구 서명운동에 32만명 참여

[라포르시안] 건강보험의 국고지원 20% 정상화를 촉구하는 국민 서명운동이 시작된지 40여일 만에 참가자수가 32만명을 넘어섰다.

민주노총과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11일 오전 10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월 27일부터 시작한 건강보험 국고지원 20% 정상화를 위한 국민 서명운동 참가자수가 10일 현재 32만 5천 명을 기록했다. 추석 연휴 등을 제외하면 실제 서명 기간이 40일 정도임에도 단기간에 청와대 국민청원 가능 인원인 2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번 서명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서명(2,484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거리와 병원, 직장에서 이뤄졌다.

민노총과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국민의 뜻은 명확했다. 국민이 법에 정해진 의무를 이행했으니 정부도 책임을 다하라는 것"이라며 "이 당연한 명제가 더 이상 유린당하지 않고, 그 폐해가 가입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명확히 제도적 장치를 만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전임 이명박근혜 정부보다 건강보험 국고지원에 더 인색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정부는 당해연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일반회계 14%, 담뱃값 부담금 6%)를 지원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그러나 이런 국고지원 규정은 그동안 한번도 지켜지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오히려 국고지원 비율이 더 축소됐다.

양 단체는 "정부는 법에 명시된 건보료 예상수입액의 20% 국고지원에 대해 예상수입을 과소 추계하는 편법으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각각 16.4%와 15.3%만을 지원했다"며 "역설적이게도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핵심 국정과제로 채택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지원 규모를 13.4%로 쪼그라트렸다"고 꼬집었다. 

양 단체는 "60%대 초반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그 재원 부담을 오직 국민에게만 지우겠다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지난 13년간 국고지원 미지급금이 24조5000억 원으로 불어나는 동안에도 국민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매년 연말정산을 통해 지난 12년간 21조2000억원의 보험료를 추가 납부했다. 이 수치는 정부가 내야 할 국고지원 미지급액 대부분을 가입자인 국민이 대신해서 메꾸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국고지원 20% 이행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가지원 확대와 항구적 재정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제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단체는 "국고지원 20% 이행은 진보와 보수 등 진영논리와 별개이며, 정쟁의 대상도 될 수 없다"며 "정치권과 정부는 단기간에 청와대 국민청원 요건을 훨씬 상회하는 32만여 명의 국민이 건강보험재정 20% 지원에 대한 국가책임 촉구에 서명한 절박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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