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트로닉 특정 인슐린펌프, 사이버 보안 문제에 노출"...당뇨병 시민연대 "식약처 별다른 안전대책 없어"

[라포르시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해킹 등 사이버 보안 문제로 리콜 명령을 내린 당뇨환자용 인슐림펌프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별다른 안전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당뇨병 환우와 함께하는 시민연대(대표 연광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FDA로부터 사이버 보안 문제로 리콜 명령을 받은 인슐린펌프(메드트로닉의 '미니메드 페러다임 712E’)가 국내에선 아무런 조치도 없이 내년부터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됐다.

FDA는 홈페이지를 통해 “메드트로닉사의 특정 인슐린펌프가 잠재적 사이버 보안 위험이 있음을 환자에게 경고 중에 있다. 이러한 모델을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펌프를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보호 할 수 있는 적합한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며 “메드트로닉은 (미국에서)해당 인슐린 펌프를 리콜하고 환자에게 대체 인슐린 펌프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FDA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메드트로닉이 거주 국가에 따라 지침이 포함 된 알림 편지를 송부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당뇨병 시민연대는 "사이버 보안 문제로 리콜 명량을 받은 인슐린 펌프 모델은 건강보험공단에서 2020년부터 소아당뇨병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예정돼 있다”며 “식약처가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연대 측은 "지난 9월 25일 미국 FDA에 보낸 이메일 질의서를 통해 '미국에서 FDA에 의해 리콜된 미니매드 712E가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환자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 알고 싶다'는 질의를 했고, FDA는 '특정 Medtronic iniMed 인슐린펌프는 잠재적인 사이버 보안 위험이 있다'고 응답해 왔다"고 밝혔다.

FDA는 이미 지난 6월부터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게시해 ▲펌프 일련번호를 공유하지 않기 ▲펌프 알림, 경보 및 경보에 주의 ▲혈당 수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절하게 행동하기 ▲의도하지 않은 약물 주입은 즉시 취소하기 ▲메드트로닉 사의 인슐린 펌프를 메드트로닉 장치 및 소프트웨어에만 연결하기 ▲펌프에서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는데 USB 장치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USB 장치를 컴퓨터에서 분리하기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식약처에서는 국내에서 문제가 된 제품을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제품 교환 안내나 안내문 발송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뇨병 시민연대는 “미국 FDA에서 리콜 된 메드트로닉 사의 모든 제품에 대한 극내 사용자 전수조사와 함께 환자들에게 제품 교환, 안내문 발송 등의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특히 이런 문제 있는 제품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라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지금이라도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를 통해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드트로닉코리아 "국내서도 지난 6월 해당 제품 사용 환자·의료인에 안내문 발송"

한편 당뇨병 시민연대는 오는 7일 식약처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정문 앞에서 메드트로닉 사의 인슐린펌프 리콜과 관련 식약처의 분명한 조치를 촉구하는 릴레이 피켓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메드트로닉코리아 측은 "리콜 대상에 포함된 제품에 대한 안전성 서신은 미국 내 사이버 보안문제에 대한 강화된 규정에 근거한 보안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FDA 등 관계 당국과 협의를 통해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의료인과 환자들에게 전달되도록 조치 완료했다"고 7일 밝혔다.

메드트로닉코리아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이미 지난 6월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환자와 의료인 대상으로 안내문을 발송했으며, 현재까지 국내외를 포함해 해당 제품으로 인한 사이버 보안 문제가 실제로 환자에게 발생해 보고된 사례는 없다.

회사 측은 "리콜 대상에 포함된 제품은 의료인과 환자의 논의를 거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 교체가 이뤄지고 있으며, 모든 제품에 대한 교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와 관련 문제를 제기한 당뇨병 시민연대 측이 이 사안에 대해 회사 쪽으로 문의나 사실 확인 요청을 한 바 없지만 관련 문의를 해올 경우 적극적으로 답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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