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비 평균 50억 들어...높은 매출 기록하며 매출 효자품목 역할

[라포르시안] 신약개발은 긴 임상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약사 입장에서는 쉽지 않는 도전 영역이다. 특히 국내 제약사처럼 다국적 제약사들보다 시장규모나 인프라 측면에서 열세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러다 보니, 국내 제약사들이 개척한 분야가 ‘개량신약(incrementally modified drug)’이다. 신약개발보다 임상 기간이 짧고, 투자비용도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개량신약은 오리지널 신약과 성분·약효가 유사하지만 그 약의 효과를 잘 내도록 하는 데 필요한 물성을 변경하거나, 복용하기 편하게 제품을 필름 등 새로운 제형으로 바꾼 것을 말한다.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섞어 만든 복합제도 개량신약에 속한다.

기존 제품보다 복용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단순 제네릭(복제약)과는 다르다.

개량신약을 바라보는 시각과 정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제는 국내 제약사에서 개량신약은 효자품목 노릇을 하면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25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만든 ‘2018 제약·바이오산업 연구개발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25개 기업에서 모두 155개의 개량신약을 개발, 출시했다.

제약사별로 살펴보면 한미약품이 40개의 개량신약을 보유하고 있어 가장 많았다. 이어 종근당(16개), 한림제약(10개), 동아ST(9개), 신풍제약(8개), 대원제약·일동제약 각각 7개 순이었다. 

한미약품 개량신약 허가 현황.   출처 2018 제약·바이오산업 연구개발 백서’ 
한미약품 개량신약 허가 현황.   출처 2018 제약·바이오산업 연구개발 백서’ 

개량신약이 등장하기까지 평균적으로 투입된 연구개발비는 제제개선 개량신약의 경우 22개 품목에서 1,090억원이 투자돼 1개당 평균 49.6억원이 투입됐다. 

신규복합 개량신약의 경우 36개 품목에 1,231억원이 투자돼 1개당 평균 34.2억원의 연구개발비가 들었다. 

한미약품의 작년 원외처방매출 부문에서 개량신약 매출을 살펴보면 효자품목임을 잘 알 수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총 5,551억원의 원외처방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개량신약 아모잘탄(474억원), 로수젯(489억원), 낙소졸(118억원), 에소메졸(264억원) 등이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아모잘탄은 지난 2009년 6월 출시 이후 누적 처방액이 5,5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아모잘탄 복합신약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유유제약 ‘유크리드’는 지난해 출시 이후 10년간 누적 판매 5,000만정을 돌파했다. 경구용 항혈소판제 시장에서 매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덱시드’를 동남아시아 4개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개량신약과 제네릭이 무슨 차이가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러나 개량신약은 국내 제약사에서 높은 매출을 자랑하면서 든든한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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