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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폭염 당일 초과사망자수 790명 달해...기후위기 비상행동 나설 때폭염·대기오염 등 심각한 공중보건 위협요소로 떠올라..."기후변화 최대 피해자는 가난한 사람들"

[라포르시안] #. 2018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수 4,526명, 이 중 사망자 48명' <질병관리본부 2018년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분석 결과>

극단적인 폭염과 한파 같은 이상기후로 인한 건강피해가 점점 커지면서 공중보건의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과 폭염은 쯔쯔가무시, 말라리아, 뎅기열 등의 감염병 위험을 높이고, 수온과 강수량에 영향을 미치면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원생동물 같은 병원균에 의한 수인성 질병 발생도 증가시킨다. 기후변화는 또 대기오염을 더 악화시켜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등의 비감염성질환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초래한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186명의 감염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냈다. 그런데 2018년 최악의 폭염으로 인해 4,0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와 5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메르스 사태 때보다 훨씬 심각한 인명피해를 불러왔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환경, 사회, 경제, 공중보건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후 변화(climate change)'를 넘어 '기후 위기(climate crisis)'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피해 실태 파악은 부실하고, 그에 따른 건강영향은 과소평가되는 실정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영향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구온난화·고령화·도시화로 '폭염 위험도' 더 커져
폭염 건강영향, 체계적인 감시체계 운영과 연구 필요

환경부는 지난 8월 지자체의 기후변화 적응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폭염 위험도 개념을 도입했다. 폭염 위험도는 폭염의 위해성, 노출성, 취약성 등 3개 지표의 세부항목별로 가충치를 적용해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영향 정도를 수치화환 개념이다.

이미지 출처: 환경부

환경부가 기상청 기후전망 시나리오(RCP 4.5)에 따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2021∼2030년 '폭염 위험도'는 기준년도(2001∼2010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에 따라 일최고기온 등 위해성이 증가하고, 고령화에 따른 65세 인구, 독거노인 비율 등 노출성이 증가하며 도시화면적 비율과 같은 취약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폭염은 과거에도 계속 있었던 현상이지만 최근 기후변화의 진행에 따라 발생시기가 불확실해지고 발생빈도나 강도 등이 심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최악의 폭염이 위세를 떨쳤던 2018년의 건강피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극단적인 폭염이 건강영향에 미치는 실체를 파악하는 데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의학연구소와 예방의학교실 연구진이 수행한 '2006〜2018년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추정'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사망자료와 기상자료를 이용해 일최고기온 33℃ 이상인 날에 기온이 전체 사망에 미치는 상대위험도를 산출하고,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폭염의 초과사망자수를 추정했다. 초과사망자수는 ‘어떤 특정한 노출로 인한 사망자 수가 그 특정한 노출이 없었을 때 기대되는 사망자보다 더 많이 발생한 사망자 초과분‘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기온과 사망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초과사망자수를 산출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전국 16개 시도별(세종시 제외) 기상 및 통계청(2006〜2016년) 전체 사망자료를 이용해 일최고기온 33℃ 이상에서 기온 1℃ 증가에 따른 시도별 사망위험도를 산출한 후 전국평균 상대위험도를 산출했다. 그리고 일별사망자, 기온차이(일최고기온 33℃), 폭염 여부 등을 고려해 폭염이 발생한 날 전체 사망자 중에서 일최고기온 상승으로 인한 초과사망자수를 산출했다.

연도별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수. 표 출처: '2006&#12316;2018년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추정' 보고서(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의학연구소 임연희·이현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분석 결과 통계청 사망자 통계를 활용한 2006〜2016년 동안에는 폭염 당일 초과사망자수가 2016년에 349명으로 가장 많았고, 2009년에 15명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의 경우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가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연구가 이뤄졌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이 2016년을 기준으로 계절별 패턴을 반영해 2018년 여름철 사망자수를 추정한 결과 폭염 당일 초과사망자수가 790명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폭염으로 인해 열사병 등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물론 기존 질환의 악화 등을 포함해 폭염으로 인한 건강영향의 규모를 보다 포괄적으로 파악해보려는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폭염의 건강영향으로서 폭염 당일의 효과만을 고려해 산출했으므로 폭염이 오랫동안 지속된 영향이나, 폭염 이후 시일이 경과해 나타나는 영향은 고려하지 못했고, 폭염의 건강영향을 기상청 폭염 기준인 일최고기온 33℃ 이상인 경우로 정의함으로써 33℃ 이하에서의 건강영향은 배제됐다"고 연구결과의 의의와 한계를 설명했다.

폭염에 의한 건강피해를 예방하고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건강영향 규모와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하여 앞으로 폭염은 더욱 오래 지속되거나 이상고온 현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더 증가할 수 있어 다각도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며 "2018년 9월 폭염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에 의해 자연재난으로 법정화된 만큼 폭염 건강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체계 운영과 연구를 위해 관련 부처가 협력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운영체계를 제도화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기후위기 수출하는 '기후악당 국가'"
보건의료인들, 한국정부의 태도변화 촉구...기후위기 비상행동 동참

한편 보건의료인들이 오는 23일 유엔의 기후변화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를 향해 기후위기 대책을 촉구하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앞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과대안, 노동건강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은 보건의료인 400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19일 기후위기 대책을 촉구하는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후위기 대책 촉구 선언에서 "기후 변화는 현 시기의 가장 큰 건강 문제이며 우리 모두의 생명과 전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며 "지난 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총회에서 세계각국 수백 명의 과학자들은 피해와 재앙을 최소화 위해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과학자들은 온도 상승 마지노선인 1.5℃까지 인간이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약 10년 정도 뿐이라고도 밝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오는 21일 전 세계 곳곳에서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동참을 촉구했다.

이들은 "보건의료인들도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이 전 세계적 저항 행동에 함께할 것"이라며 "기후변화가 우리 모두의 생존과 건강을 위협하도록 그대로 방치한다면, 모든 이의 건강을 지키려 해온 보건의료인들이 달성해온 지금까지의 성과가 무로 돌아갈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폭염이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기온상승은 일사병과 열사병, 열실신, 열경련, 열탈진 등 온열 질환의 원인이며, 온실가스 상승은 비단 폭염 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한파나 홍수, 태풍, 폭우, 푹설, 가뭄의 원인이 되고 앞으로 이는 더욱 심각한 질병과 부상,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는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주요원인이기도 하다. 대기오염은 전세계 비전염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두 번째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경제적 취약층이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먼저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보건의료인들은 "가난하고 영양이 부족하고 이미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안전하지 않은 주택에서 살거나, 훼손된 토지를 일구거나, 안전하지 않은 조건에서 노동하거나, 충분히 교육받지 못하거나, 권리가 박탈되었거나, 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더 쉽게 고통과 피해에 노출될 것"이라며 "기후 변화의 결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 노인 등 인구학적 요인과 젠더 요인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한 건강 영향을 고려할 때 중요한 문제로 접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은 세계 7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 가장 빠르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이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미흡해 ‘기후악당 국가’로 선정되기까지 했다"며 "한국정부가 기후위기 비상을 선언하고, 1.5℃ 목표 달성을 위한 실질적 배출제로 목표를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보건의료인들은 이러한 요구를 내걸고 싸우는 시민들의 저항 행동에 함께할 것이며, 9월 21일 전 지구적 기후 파업의 일환으로 벌어지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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