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대 연세대의대 외과학 교수가 암과의 오랜 사투를 벌이다 끝내 숨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희대 교수가 1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61세.

유방암 명의로 명성을 떨친 고인은 1976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뉴욕 슬론 캐터링 암센터에서 유방암 분야 연수를 마쳤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선진적인 유방암 치료법 확대에 앞장 서왔다.  

지난 1991년 유방보존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그때까지 24%에 머물던 국내 유방암환자의 유방 보존율을 40% 수준으로 크게 향상시켰다.

1999년에는 유방암 환자의 림프절 전이 상태를 파악하는 '감시 림프절 절제술'을 국내에 도입해 환자의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환자는 물론 일반인 대상의 '핑크리본 걷기 대회'를 직접 주관하면서 유방암 예방과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확산시키는 대국민 활동도 펼쳤다.

자신의 건강을 챙기지 못한 채 환자 진료와 연구에 몰두 하던 고인은 지난 2003년 대장암이 발병한 이후 무려 12번에 이르는 재발로 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암 4기를 극복하면 희망의 5기가 있다"면서 힘든 항암치료와 수술을 통해 병을 다스리는 한편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최근까지도 유방암 환자의 진료와 수술을 해왔다.

평소에도 "암으로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라 병에 대한 절망으로 쓰러진다"면서 늘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힘을 환자에게 전했다.

이 때문에 '암과 싸우는 암 전문의', '암 고치는 암환자'라는 별칭을 얻으며 유명세를 탔다.

고인의 빈소는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18일 오전 강남세브란스병원 본관 2층 대강당에서 영결예배가 치뤄지며 발인은 오전 8시30분이다. 장지는 용인공원(경기 용인시 처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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