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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끼워넣기' 등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 그때도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조국 후보자 딸 논문 1저자 등재 논란으로 문제점 부각돼...연구자 2명중 1명 꼴 "부당한 저자표시로 갈등"

[라포르시안] "최근 언론에서 (딸이 1저자로 등재된 의학논문의)책임저자 인터뷰를 보니 당시 시점에서는 제1저자, 2저자 판단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발언>

"당시 과기부 연구지침이 2007년부터 시행 중이었다. 황우석 사건이 2005년이다. 그 때도 이미 우리 사회 분위기는 논문에 대해 굉장히 엄격함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지난 3일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조국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대국민 고발 언론간담회에서 김진태 의원 발언>

"대한병리학회지에 논문이 실린 시점은 황우석 사태가 발생한 이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연구윤리 규정은 엄청나게 강화됐다. 조국 후보자의 말과는 달리 절대로 제1저자 판단기준이 느슨하지 않았다" <지난 4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국회 기자회견 중 임현택 회장의 발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조 후보자의 딸이 2주 동안의 인터십 프로그램 참여만으로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될 수 있는지를 놓고 의문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핵심은 의학연구의 출판윤리를 놓고 볼 때 과연 조 후보자 딸이 '저자됨(Authorship)'의 자격을 갖췄는지 여부와 '부당한 저자표시'라는 출판윤리 위반은 없었는지 여부다. <관련 기사: 조국 딸 논문 논란...의학논문 출판윤리엔 '저자됨' 자격기준이 있다>

조 후보자는 당시 의학연구 논문에서 저자표시의 판단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해 전적으로 연구 책임교수의 판단에 따라 저자 등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야당과 의학계에서는 당시에도 황우석 사태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과학계에 엄격한 연구윤리가 적용되던 시기였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실제로는 어땠을까. 당시의 연구윤리 및 출판윤리 관련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조사자료가 있다.

생물학·의학분야 연구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이하 브릭, BRIC)’에서 2015년 7월에 BRIC 회원 중 과학기술인 1,1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논문 저자권 관련 진단’ 설문조사 결과다.

이 설문조사는 국내 연구기관에서 발생한 논문저자 논란 사례를 통해 현재 의생명과학분야 연구현장에서 저자됨(Authorship)과 관련된 상황을 파악하고, 연구자들과 함께 진단하고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실시한 것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3년간 참여한 논문에서 참여 연구자 간에 Authorship 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559명)가 '갈등을 있었다'고 답했다. 갈등의 유형(중복응답)으로는 '기여도와 무관한 저자 순서'가 79%로 가장 많았고, '참여하지 않은 연구자 저자 참여'가 72%, '저자 누락' 44% 순이었다.

갈등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559명을 대상으로 '논문 저자 기여도 작성시 소속 실험실에서 얼마나 정확히 기입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0%는 '부정확하게 기재'한다고 답했다.

표 출처: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이하 브릭, BRIC)’ 논문 저자권(Authorship) 관련 설문조사 결과.
표 출처: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이하 브릭, BRIC)’ 논문 저자권(Authorship) 관련 설문조사 결과.

'최근 3년간 불합리한 저자 순서 바꾸기, 참여하지 않은 저자 끼워 넣기 등 Authorship 관련 연구부정행위를 직접 경험하거나 주변 연구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6%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어떤 유형의 Authorship 관련 연구부정행위였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저자 끼워 넣기' 83%, '저자 순서 바꾸기' 52%, '저자 누락하기'30% 순으로 답했다.

2015년 이뤄진 과학기술인 대상 조사결과는 당시에도 저자됨(Authorship)을 둘러싼 연구자들 간의 갈등이나 저자 끼워넣기와 같은 연구출판윤리에 어긋나는 부당한 저자표시가 만연해 있음을 방증한다.

한국연구재단이 연구윤리 실태파악을 위해 재단의 과제를 수행 중인 대학 교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2월 실시한 설문조사를 결과를 보면 연구윤리 관련 부적절 행위 중 '부당한 논문 저자표시'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다'(16.5%), '심각한 편이다'(34.6%)라고 응답한 비율이 50%를 넘었다.

저자 자격이 없거나 부족한 연구자를 연구자와의 개인적인 친분 등으로 저자에 포함시켜 주는 '선물저자(Gift Author, 공짜저자)와 같은 부당한 저자표시는 의학연구 논문 출판에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종합의학 학술지인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와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발행하는 종합의학저널인 'Yonsei Medical Journal'(YMJ)의 저자수를 1900년부터 5년 단위 연도별로 전수조사로 집계해 미국의사협회 학술지인 'JAMA'와 논문당 평균 저자수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국내 학술지 저자수가 단일기관 연구와 다기관 연구 논문에서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을 기준으로 볼 때 JKMS와 YMJ의 단일기관 연구 논문의 저자수는 평균 7명에 달하지만 JAMA의 경우 평균 2.2명에 그쳤다. 특히 국내 의학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의 저자수는 단일기관 연구와 다기관 연구에서 차이가 거의 없었다. 반면 별로 없다.JAMA의 경우 다기관 연구의 저자수가 단일기관 연구에 비해 2배 정도 많았다.

이와 관련 홍성태 서울대의대 교수(대한의학회 간행이사)는 2017년 5월 발행한 의학회 <e-뉴스레터>에 기고한 '논문 저자실명제 합시다'라는 글을 통해 "단일기관 연구 논문만 따로 환산하면 국내 학술지는 평균 저자수가 6~7명인데 JAMA는 2.2명으로 그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며 "편집인으로 또 저자로 그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이 자료는 우리나라의 단일기관 원저 논문은 대체로 여러 명의 명예저자를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조국 후보자의 딸이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2008~2009년 당시는 물론이고 최근까지도 의학계 내부적으로 엄격한 연구출판윤리가 적용되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연구내용 또는 결과에 대해 과학적·기술적 공헌 또는 기여를 한 사람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논문저자 자격을 부여하지 않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감사의 표시 또는 예우 등을 이유로 논문저자 자격을 부여하는 행위는 엄연한 연구출판윤리 위반이다.

부당한 저자표시는 실제로 기여를 한 연구자 중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는 피해자를 만들 수 있고, 무엇보다 연구업적 지표에 거품을 만들어 국내 연구관련 지표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관련 기사: 조국 후보자 딸 논문 논란에 병리학회지 의문의 1패?>

한국연구재단은 '연구논문의 부당한 저자 표시 예방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해외 사례 등을 참조해 연구기관과 연구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저자표시 가이드를 제시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과제를 수행하는 주관연구기관과 연구책임자를 이를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며 "연구부정행위 제보자를 철저히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제보자가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보할 수 있는 환경 및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모든 연구자와 연구행정 담당자가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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