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전문의 도입 이후 사망률 감소..."환자 중증도별 등급 나누고 담당 환자수 제한해야"

[라포르시안] 중환자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전담전문의 적용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대한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제도가 도입된 이후 중환자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중환자실 전담전문들의 경우 인력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근무시간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2017년에 실시한 중환자실 2차 적성성평가 결과에서 중환자실 사망률은 14.2%로 2014년 실시한 1차 적정성평가(16.9%)와 비교해 2.7%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1인당 맡아야 하는 병상 수도 44.7병상에서 24.7병상으로 줄었고, 간호사 1인당 중환자실 병상수는 1.1병상에서 1.01병상으로 0.09병상 감소했다.

다만 2차 적정성평가 결과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수가 7명에서 114명까지 상당히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근무실태가 형식적으로 이름만 올려져 있는 경우에서부터 실제 주치의 역할까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회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1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근무형태의 경우 병동 주치의가 환자를 돌보는 '개방형'이라는 응답이 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자를 전과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모든 책임을 지고 주치의가 되는 '폐쇄형'은 21%, 병동주치의가 진료하되 전담전문의가 혈역학관리, 기계호흡, 응급상황에 관여하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30%였다.

전담전문의 근무시간은 일주일에 60시간이상 근무가 3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40시간 이하' 24%, '50시간이상 60시간 이하' 22%, '40시간이상 50시간 이하' 19% 순이었다.

학회는 "일주일에 50시간에서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그룹이 사실상 폐쇄형 중환자실 체계에서 강도 높은 진료를 하고 있는 전담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실제 주치의 역할을 하는 경우 당직전공의에게 중환자를 맡기고 퇴근하는 것이 부담이 되기 때문에 폐쇄형은 전문의가 전문의에게 환자를 인게할 수 있는 인력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환자실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해 전담전문의 담당 환자수를 줄이고, 관련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회는 "중환자실의 운영형태는 병원마다 환자 중증도에 따라 또는 인력구조에 따라 다르지만 중환자실에서 전담전문의가 진료에 적극적으로 관여할수록 치료경과가 개선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담전문의가 진료에 더 많이, 효율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환자 중증도에 따라 중환자실 등급을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학회는 "ECMO, 지속적 신대체요법 등이 시행되고 있는 중환자실의 경우 전담전문의의 과도한 진료업무를 줄이고 효율적인 진료가 수행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전문의 1인당 환자수를 10~15명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며 "실제로 하이브리드형 이상의 중환자실에서 일어나는 응급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 수가 20명 이내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은 적어도 Hybrid형 이상의 중환자실로 운영될 수 있게 하고 일반 종합병원은 병원 실정에 맞게 등급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대다수 종합병원에서 운영되는 개방형 중환자실은 현행 전담전문의 기준(1인당 환자수 30명)을 유지하되 전담전문의가 실제 진료에 관여하는 것을 진료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전담전문의 질 관리를 위해 자격요건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고, 양질의 전담의 양성 프로그램과 전담의 복리후생 및 근무조건 개선을 위한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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