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투쟁 구호에 피로감..."최대집, 의료 멈춰서라도 의료 살리겠다더니 변죽만 울려"
의협 집행부·의쟁투 연석회의…올 연말·내년 초 2차례 집단행동 추진

지난 1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전국 의사 대표자대회에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전국 의사 대표자대회에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6일 저녁 집행부·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와 연석회의를 열고 올 연말과 내년 초에 대규모 집회 및 단체행동에 공감대를 이뤘다. 

최대집 의협 회장 겸 의쟁투 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의료계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투쟁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최대집 회장이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주문한 가운데 올 연말과 내년 초에 (파업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한) 집단행동을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연석회의 후 라포르시안과 가진 통화에서 "그간 활동 결과를 점검하고 투쟁 동력을 끌어올리는 방안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집단행동도 하고 파업도 하고 등등 투쟁 계획을 논의했다"면서 "지난 18일 대표자대회를 통해 투쟁의 결의는 모아졌다고 보고  올해 연말과 내년 초에 잇따라 집단행동에 나선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최대집 회장은 1, 2차 행동단계에서 더 강한 행동을 하는 파격적인 투쟁을 주문했지만, 일단 이렇게 가닥이 잡혔다"면서 "다음주 실천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으니 그 자리에서 좀 더 완성된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협에서 투쟁 구호만 외칠 뿐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고 변죽만 울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최대집 회장은 회장 선거 후보 시절부터 '의료를 멈춰서라도 의료를 살리겠다'고 투쟁을 외쳐왔다"며 "의협 회장에 취임한 이후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여전히 변죽만 울리고 있다. 이런 식이면 최대집 회장 임기 중 재대로 된 투쟁은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의협, 파업 투쟁한다고 말한 지 몇달이 지났는데..."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4일 오후 의협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료개혁을 위해 투쟁에 참여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 로드맵에 따라 총파업에 참여한다는 안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그러나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의협이 총파업 투쟁을 외치면서도 정작 대정부 투쟁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열린 대전협 임총에 참가한 한 대의원은 "비교적 하나로 뭉치기 쉬운 전공의들이 강력한 단체행동을 추진해줬으면 좋겠다. 시기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미뤄질수록 더 어려울 수 있다. 정해진 것이 있다면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대의원은 “현장 전공의들은 의협이 파업한다고 말한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는데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할 건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파업한다면 전공의들이 받는 불이익이 없도록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안내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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