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5년간 추적 분석...부적절 처방률도 훨씬 높아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 대상 확대

[라포르시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5개 이상 다제약물을 복용할 경우 사망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은 20일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자의 약물 처방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연구책임자 공단 일산병원 장태익 교수)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들어 고령인구, 만성질환, 복합질환 등의 증가로 인해 여러 개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연구는 전국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 5개 이상 다제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환자 현황을 파악하고 다제약물 처방이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 중 2012년 한 해 동안 입원력이 없고 외래처방일수가 270일 이상인 300만7,620명(사망자 제외)을 대상으로 다제약물 처방과 부적절 처방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대상자 중 5개 이상 다제약물을 처방받은 환자는 46.6%였다. 다제약물군의 부적절 처방은 47.0%로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대조군(13.8%)과 비교해 부적절 처방률이 33.2%p 더 높았다.

특히 연령, 성별, 거주지역, 동반상병지수 등을 보정하고 처방약물 개수가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다제약물군은 대조군에 비해 입원, 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았다.

다제약물군 중에서도 처방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원, 사망 위험이 높아져 11개 이상 복용군은 2개 이하 복용군보다 입원 및 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했다.

다제약물 처방률은 급성심근경색 동반 시에 가장 높았고(80.1%), 심부전증(74.2%), 반신마비(73.6%), 만성콩팥병(73.5%) 순이었다.

한편 건보공단은 이러한 다제약물 복용의 부작용을 줄이고자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만성질환 범위와 서비스 대상자를 13개 질환, 3,000명으로 대폭 넓히고, 대상자의 사회·경제·임상적 특성을 고려해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이 사업의 대상자는 2018년의 경우 9개 지역 684명에서 올해에는 64개 지역 3,000명으로 늘었다.

시업사업은 약사 등의 전문가가 대상자를 방문해 약물이용 상태를 점검하고, 약물이용 개선을 위해 3개월 간 상담을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서비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사-약사 간 긴밀한 협업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서울시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의사-약사-공단이 협업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올해 9월부터 서울시에서 협업 방식으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대상자가 동네의원을 방문하면 의사는 대상자의 약물복용 상태를 파악하고, 이후 3개월 간 지속적으로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이번 연구를 통하여 노인환자에서의 빈번한 다제약물 복용은 부적절 약물사용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전문가가 참여하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지속 확대해 대상자의 건강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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