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회(위원장 신상엽 감염내과 전문의)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해외 유입 감염병 중 가장 흔한 ‘뎅기열’의 예방을 위한 행동지침 등 건강정보를 25일 공유했다.

최근 인천 영종도 을왕산에서 채집된 반점날개집모기에서 뎅기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가 있었다. 검출된 뎅기바이러스는 태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99% 정도 유전자가 일치했다.

아직까지 뎅기열이 토착화되지 않은 국내에서 뎅기바이러스 유전자를 가진 모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뎅기열을 매개하지 않는 반점날개집모기에서 검출된 것도 특이한 일이다.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회에 따르면 발견된 모기의 경로를 역학적으로 추정한다면 태국에서 뎅기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던 반점날개집모기가 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영종도에서 발견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이 모기가 비행기 내부나 영종도 인근에서 뎅기열 환자를 물면서 바이러스를 가지게 되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이 모기가 뎅기열 바이러스를 가진 상태에서 국내에서 또 다른 사람을 이미 물었다면 해외 유입이 아닌 자국 내에서 환자가 발생해 뎅기열의 국내 유행 및 토착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본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뎅기열이 과거 여러 번 유행한 적이 있다.

KMI 신상엽 학술위원장은 "이번에 뎅기열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된 반점날개집모기는 뎅기열을 매개할 수 있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또한 국내에서 발견되는 전체 모기의 0.04%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에서는 드문 모기"라며 "뎅기열 매개 모기 분포 상으로 판단했을 때 현재 국내에서 동남아와 같이 토착화된 뎅기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의 뎅기열은 아직 자국 내 유행은 없었고 매년 200여건 내외의 주로 동남아 지역에서의 유입 사례만 보고되고 있다.

뎅기열은 모기에 물린 후 4~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근육통, 발진, 후안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무증상인 경우가 75% 정도로 더 많다. 이로 인해 현재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되고 있는 숫자보다 몇 배 이상의 여행객이 뎅기열에 걸려 국내로 들어오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외여행 시 뎅기열에 걸리지 않는 것은 자신을 보호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뎅기열 유행 및 토착화를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뎅기열은 아직 상용화된 예방백신, 예방약, 치료제가 모두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뎅기열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뎅기열을 매개하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뎅기열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여러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모기기피제와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다.

모기기피제는 제형에 따라 바르는 크림타입과 뿌리는 스프레이타입으로 구분하며, 하지만 함유 성분과 제형에 따라 지속시간 및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사용해야 한다. 모기장의 경우 해충의 방충, 살충효과를 지닌 퍼메트린(permethrin) 성분이 외부에 도포돼 있는 모기장을 여행지에서 구매해 사용하는 게 좋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학술위원장은 “해외에서 뎅기열에 걸린 사람이 입국해 국내 모기에 물리거나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비행기나 배를 타고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올 수는 있다. 이 경우 일본과 같이 국내에도 뎅기열이 유행할 수 있다”며 "비행기나 배를 타고 유입될 수 있는 모기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며, 해외여행자 본인이 모기기피제와 모기장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뎅기열에 걸려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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