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회장 이어 단식 투쟁 돌입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최대집의사협회 회장의 단식 농성장을 '빈손' 방문하면서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도 장기전 태세에 돌입했다. 

의협은 최대집 회장이 지난 9일 단식 8일 만에 쓰러지면서 릴레이 단식 체제로 전환했다. 국민이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복지부의 구체적인 대답이 없으면 임원들이 모두 쓰러질 때까지 단식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관련 기사: 최대집 회장, 단식투쟁 8일 만에 쓰러져 병원 후송>

병원에 실려 간 최대집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9일 저녁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한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쓰러져서 우리나라 의료 현실이 바뀐다면 기꺼이 쓰러지겠다"면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릴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의사는 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의협의 단식 투쟁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방 부회장은 "우리가 하는 투쟁은 결코 의사들을 더 잘 벌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의사로서 아픈 환자가 있는데 교과서대로 진료할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바꾸겠다는 생각에서 단식 투쟁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에 후송된 최대집 회장의 상태와 관련해서는 "엊그제(7일)부터 단백뇨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8일에는 혈뇨 증상을 보였는데 신장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또 2~3일 전부터 의식 저하 빈도가 늘었다"면서 "오늘(9일) 전문학회 의료계 협의체 회의에서는 인사말을 끝내고 고개를 떨구고 움직이지 않았다.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로서의 판단에 따라 병원 후송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의 방문 결과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 차관은 지난 9일 오후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과 함께 의협 회관을 방문해 단식 농성 중인 최대집 회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방 부회장은 "김강립 차관과 만났는데, 대화하자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더라. 의협 집행부 입장에서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 부회장은 "최대집 회장이 쓰러졌으니 의협의 투쟁도 끝났다고 정부와 여당, 그리고 청와대가 생각한다면 오판"이라며 "환자를 위해 의사의 양심에 따른 최선의 진료환경이 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지난 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급진적 보장성 강화 정책의 전면적 정책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들의 의과 영역 침탈행위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불가항력 의료사고 발생 시 빠른 의료사고 배상 및 의료인의 형사책임을 면책하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미지급금 24조5,000억 즉각 투입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6가지 요구에 대한 가시적인 답변이 없으면 9~10월 중 의료를 멈추겠다고 선언했다. 최대집 회장은 이러한 의료개혁 요구에 국민과 의사 회원들의 동참을 촉구하는 의미로 지난 2일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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